최근 ‘100원 상조’를 판매하며 상조산업 비방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워 물의를 빚고 있는 고이장례연구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상조업계에 실존하지 않는 600만원짜리 상조상품을 자사 259만원(100원 상조 패키지) 상품과 비교하며 타사 대비 50%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우는 한편, 월 100원을 전액 예치하고 또 중도 해지 시에도 100%를 환급한다고 강조하며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요소를 특장점인양 부각시키는 등 상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들의 상술을 한꺼풀 벗겨보면 상조상품에 비해 그렇게 저렴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고이장례연구소(고이 프라임)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들은 상조상품 600만원짜리 패키지와 자신들의 259만원 패키지를 마치 ‘동일한 스펙’을 가진 상품 간에 비교한 것처럼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객관적이지 않은 비교 자체로도 논란거리지만 문제는 100원상조의 ‘상세 스펙’이다.
고이장례연구소가 판매하는 100원상조(259만원)의 구성을 살펴본 결과, 비교군인 600만원대 패키지의 상품을 259만원에 제공하는 것이 아닌, 상조상품의 스탠다드 상품군(400만원대)보다 ‘저스펙’ 장례용품으로 치장해 가격대만 낮춘 여느 후불제 의전업체들의 상품과 유사한 구성을 보였다.
이런 259만원 패키지의 상세 구성에 따르면 장례지도사 1명(45만원), 염습상례사 1명(15만원), 접객도우미 3명(45만원), 관(오동나무0.6관, 30만원), 수의(고급면100%가진수의, 10만원), 유골함(15만원), 관 장식용 생화(10만원), 입관수시용품(15만원), 빈소용품(10만원), 남상복(2벌, 10만원), 여상복(2벌, 4만원), 상주용품 무료제공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 밖에 차량은 10만원, 3일차 장의차량은 40만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제단 꽃 장식은 빠져있는데, 해당 품목은 향후 ‘업셀링’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역시도 고이장례연구소가 그토록 강조해왔던 ‘추가 구매’가 없다는 주장과 배치된다.
▲ 100원상조(259 패키지) 상세 스펙 일부 출처: 고이프라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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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만원 패키지 구성의 절반은 인건비다. 상례사, 도우미, 장례지도사 인건비를 합하면 105만원으로 나머지 154만원에서 장례용품의 스펙이 결정된다. 따라서 용품의 질을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
예컨대, 오동나무 0.6관의 경우 장례업계에선 가장 저렴하고 질이 낮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400만원 대로 형성된 기존 상조상품에선 취급하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 이를 고이장례연구소 측은 30만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해당 가격도 논란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유명 장례식장 몇 곳을 살펴본 결과 고려대안암병원장례식장의 경우 오동나무 0.6관이 11만 4000원, 0.6특관이 14만 8000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신촌세브란스장례식장 역시 14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사설이 아닌 공설장례식장인 원자력병원장례식장에선 13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그 외 고려대구로병원장례식장,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 이대목동장례식장 등에선 0.6관은 아예 취급하지 않았고, 오동나무 1.0관을 20만원 대로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화장용으로 오동나무 0.6관이 취급되고는 있지만 대부분은 화장용인 경우에도 오동나무 1.0관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이장례연구소가 판매하는 ‘수의’ 역시 ‘면 수의’다. 회원할인가 10만원에 판매된다. 앞선 관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가성비 제품으로 자주 쓰이는 품목이지만 완성도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저 저가 패키지에 걸 맞는 구성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수의의 경우 상조상품에서 무척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주요 품목인 만큼, 기존 상조상품의 경우 이 수의 가격에서 후불제 의전업체와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600만원대(업셀링 포함 전제) 상조상품과 259만원 상품을 비교하는 고이장례연구소 홍보 내용
출처: 고이프라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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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수의 대신 대부분 대마, 저마 등 ‘마 소재’의 수의를 취급하는 상조상품이 많기 때문으로 이 마 수의 경우 면 수의 대비 가격차가 10배 가까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많은 상조회사들이 수의의 질을 낮추는 방식으로 패키지 구성을 낮추지 않는 이유는 단연 시장에서의 긍정적인 반응 때문이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우리회사의 경우 대마 100%를 철저히 지키고, 수의를 수입해오면 원단을 잘라 이물이 조금이라도 섞였는지 검사한다. 그렇게 시장에 내놓으면 100만원 이상의 가격이다. 면 수의에 비해 10배 비싸지만 유족들의 만족도가 높다. 유족들에게 그 자리에서 수의 박스를 뜯어 보여주고, 시험 점수 보여주며 서명까지 받는다. 이런 배려 하나하나가 감동을 자아내는 포인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고이장례연구소의 경우 품질에서의 경쟁력은 낮다고 생각된다. 이들이 주장하는 ‘합리적인 장례’라는 것이 가격을 낮추는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라고 한다면 그래도 어설픈 구성이다”라며 “저렴한걸 더 부각시키고자 한다면 더 낮출수도 있었을텐데, 100원상조 구성은 오히려 감동을 추구함에 있어서 필요한 용품을 축소시킨 경향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259’라는 가격 틀 안에 억지로 용품을 구겨넣은 구성”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상조업계 관계자는 “100원상조 구성을 보면, 있을 것은 다 있어 보이지만 꽃 제단도 제외돼있고, 와이셔츠 수량이나 도우미 등은 가족 구성에 따라 결국 업셀링이 발생할 듯 보인다. 우선 상조상품 대비 많이 저렴한 수준으로 구성된 것은 맞지만 용품들이 저가일뿐, 50% 저렴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고이 측이 상조회사 스펙으로 상품을 다시 구성하면 결국 가격대 비슷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상조업계 일각의 여럿 비판들에 대해 고이장례연구소 측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