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라이프가 전자제품 구매 시 할인혜택을 빌미로 상조상품을 끼워 파는 주객전도 마케팅으로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교원라이프는 지난 9월부터 LG전자, 신한카드와 함께 ‘베스트라이프 교원’ 공동 마케팅을 추진했다. LG전자 베스트숍에서 가전제품 구매 시 신한카드 결제와 베스트라이프 교원 상조상품에 가입하면 70만원의 할인혜택이 제공된다는 내용이다.
베스트라이프 교원 혜택 내용에는 가전 70만원 할인혜택, 상조서비스, 호텔 최고 60% 할인 부가서비스 등이다. 상조서비스 외에도 전환상품으로 학습지, 웨딩상품도 이용이 가능하다. 만기 해약 시에는 100%의 환급을 보장한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협약과 관련 “상조 상품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에 보다 많은 혜택을 전하고자 LG전자, 신한카드와 함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과정을 살펴보면 관계자의 말은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많은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LG베스트숍을 찾고 있으며, 이때 할인혜택을 제공받기 위해 상조상품에 가입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 인터넷 카페에 따르면 ‘가전제품을 구매하기 전 교원에서 70만원 세이브해주고, 39900원씩 100회를 납부를 해야 하는데, 적금을 든다고 생각하고 혜택을 받으려 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에 달린 답변은 ‘100회 납입까지 기다리기 힘들지만 이자가 없고, 괜찮다’는 반응이다.
다른 게시 글을 보더라도 가전제품의 할인을 위해 교원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을 뿐, 상조상품 서비스 등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거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조상품 가입을 통한 LG가전의 할인율과 카드 사 혜택을 통한 할인율 가운데 무엇이 더욱 이득인지 저울질 하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문제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대개 만기까지 ‘적금을 붓는다’는 심산이 전제된데 있다. 우선은 70만원을 할인해 가전을 구매하고, 교원라이프 상품에 가입해 10년 뒤 만기가 도래하면 청약철회를 함으로서 100%의 원금까지 돌려받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교원라이프의 결합상품을 구매한 대부분 소비자들의 심리일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교원라이프로서는 결합상품의 판매가 당장의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결국 100% 환급이라는 리스크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가전제품 구매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가입···분쟁 소지 높아
그렇게 상조상품에 가입을 한 소비자들이 온전히 상품을 유지하기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할인혜택 제공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상조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들도 많은 탓이다.
소비자의 변심으로 청약철회를 하는 경우, 가전제품에 대한 대금은 모두 소비자가 납부해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겪는 소비자와 회사 간의 마찰도 적지 않아 자칫 상조에 대한 인식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곳곳의 인터넷 카페에는 많은 소비자들이 당장의 혜택을 받고자 가입했지만, 상조회사에 대한 기존의 인식과 불안감을 지우지 못해, 가전 구입 후 줄곧 청약철회를 고민하는 게시 글도 상당수다.
또한 이러한 마케팅은 상조기업, ‘교원라이프’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다는 면에서도 득보다는 실이 더욱 크다고 보여 진다. 때문에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결합상품 마케팅이 향후 업계의 주류 마케팅으로 자리 잡을 경우, 상조산업의 위상 저하는 물론 시장의 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다수의 상조상품들은 사실 장례의 경우 변별력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며 “이때 상조상품에서 차별화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은 무엇이라도 더 얹어주는 회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이 때문에 최근 교원라이프 등 몇몇 기업이 상조문화에 대한 진정성과 서비스 개선에 힘쓰기 보다는 상조는 무난한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전자제품 대폭 할인 등의 끼워 팔기에 혈안이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현상이 심화된다면 결국 너도 나도 출혈경쟁에 뛰어들 위험이 크며, 그로 인해 앞으로 상조기업으로서 갖춰야 할 전문성은 오히려 약화될 수 있어 업계의 건전성장을 생각하면 결코 좋은 마케팅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 교원그룹의 남다른 영리 추구 정신
또한 이러한 경쟁양상은 아직은 기우일 수 있으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상조업계 영업조직의 생태 역시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LG나 삼성 등의 직원들이 상조상품을 대신 판매하고, 수당을 얻게 되면서 기존의 방식으로 상조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많은 영업사원들의 경쟁력과 자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결합상품 판매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단지 교원라이프의 수익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 뿐, 상조문화의 발전·업계의 발전에 있어서는 이로운 점을 한 가지도 찾아내기가 사실상 어렵다.
한편, 교원라이프는 최근 그동안 구축한 영업조직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으로 결합상품 마케팅 등의 전략을 통해 상조 정신보다는 영리추구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교원라이프는 출범한지 5년이 지나는 동안 누적결손금이 (2014년말 기준)68억원으로 적자가 계속적으로 쌓여왔다. 사업 초기, 학습지 계열사 인력을 상조 영업에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을 만큼, 상조에 대해 무지했던 이들은 사업의 비전만 봤을 뿐, 전문성 확보에는 실패했다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그런 끝에 결합상품 마케팅을 만난 것이다. 영리 추구를 위해 막대한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로 논란을 낳은 바 있는 교원그룹다운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