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민복기의 상조스터디/장의행사 - 오례와 진실(2) - 일부용품
 
민복기 교육위원   기사입력  2012/09/22 [17:09]

지난 호에서는 장례행사 시에 이루어지는 제사에 스며든 오례에 대해 알아보고, 전거(典據)에 충실한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일부용품 사용 시 관행적으로 많이 이루어지지만 잘못된 내용에 대해 짚어보고, 경전에 충실한 바른 예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 혼백(魂魄)과 위패(位牌)

혼백은 고인의 영혼이 깃들어 있음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흰색 한지를 정해진 원칙에 따라 상하좌우로 접은 다음, 이것을 색실을 이용해서 동심결매듭으로 묶은 것이다. 이것을 흰색 종이상자에 담아서 보관하는데, 이를 혼백상자라 한다. 우리나라 전통장례에서는 고인의 영혼이 이 혼백에 깃들어 있다고 믿으므로, (그 가격은 얼마 되지 않지만) 제단에 설치되는 용품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① 장례기간 중에는 혼백을 사용해야

현재 경상도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장례기간 중에 혼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혼백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위패를 쓰는데, 사실 장례기간 중에 위패를 사용함은 옳지 않다. 위패는 장지에서 평토제 때 만드는 것이며, 그 전까지는 혼백을 사용함이―물론 복의(復衣)와 함께 사용함이 원칙이지만―보다 경전에 충실한 예법이다.
 
이후 혼백과 위패를 함께 집으로 가져와 탈상할 때까지 함께 모셨다가, 탈상 때 혼백을 무덤의 좌측(보는 사람 기준) 50cm 정도 떨어진 곳에 30cm정도의 깊이로 묻는다. 현대라고 해서 장례기간 중에 혼백을 모시는 일이 어려운 일은 절대 아니므로 장례기간 중에는 가급적 위패가 아닌 혼백을 모시도록 지도하고, 위패는 별도로 지급해서 평토제 이후 제사부터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② 혼백의 올바른 사용법

필자가 행사장에 나가보면 대부분이 혼백상자의 덮개를 열고 제단 중앙 뒤쪽 벽면(또는 꽃제단 영정액자틀)에 기대어 세워놓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예법이다. 덮개를 닫고 혼백상자 앞면에 인쇄된 윗 상(上)자가 서(왼)쪽을 향하도록 해서 눕혀놓는 것이 맞는 예법이다. 이후 덮개는 닫힌 상태를 유지하며, 제사를 드릴 때만 열어 놓는다.
 
또한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혼백 안에 지방(紙榜; 고인의 신위표시)을 담고 있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예법이다. 혼백에는 지방을 담지 않는 것이 올바른 예법이다. 언제부터 변질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그리고 우리 상조업계부터라도 혼백의 정확한 사용예법을 지키도록 지도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한다.

□ 운아(雲亞)와 폐백(幣帛)

① 운아의 의미

운아는 운삽(雲翣; 雲) 1장과 불삽(黻霎; 亞) 1장으로 총 2장이다. 여기서 삽(霎)자는 부채 삽자이다. 우리가 가끔 영화에서 중국의 고대 황제 양옆에 자루가 달린 커다란 부채를 들고 서 있는 여인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부채는 일종의 의장용 부채인데, 삽은 고인의 상여를 따르는 의장용 부채라고 보면 된다.
 
운삽은 고인의 혼(魂)을 하늘로 인도해 줄 것을 비는 의미이며, 불삽은 고인의 넋(魄)이 귀인의 보호 아래 명부세계에 무사히 이를 것을 비는 의미이다. 고례에서는 운아를 상여의 양옆에 세우고 따라갔다가 장사를 마치면 무덤의 양옆에 세워두었다.

② 운아의 사용법

현대의 장례에서도 상여를 사용하는 경우 양옆에 세워 따라가는 것은 같으나, 무덤에 세우지 않고 매장할 때 고인과 함께 묻어드리는 경우가 일반화된 것이 고례와 다르다. 그런데 운아의 사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상여를 기준으로 고인의 머리를 북쪽으로 보았을 때 운삽은 서편을 따르고 아삽은 동편을 따르는 것이 올바른 예법이나 그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운아를 고인과 함께 매장하는 것은 예서의 가르침이 아니기 때문에 올바른 예법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현재 많은 경우에 운삽을 하관된 광중의 북동쪽에 위치시키며 불삽을 광중의 남서쪽에 위치시키는데, 필자의 견해로는 상여를 따를 때처럼 운삽을 (보는 사람 기준) 서쪽에 불삽을 동쪽에 위치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폐백을 놓을 때 현(玄)을 서쪽에 훈(纁)을 동쪽에 놓는 것과 같은 음양이치로 따져도 그것이 옳다고 본다. 여기에 따른 이견이 있으신 독자는 상조매거진 홈페이지에 의견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다.

③ 폐백의 사용법

폐백은 유택이 마련된 곳의 토지신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주자가례에서는 그 길이를 1장8척(약 5.5m)으로 하며, 검정색(玄)비단 6개와 과 진주홍색(纁) 채색비단 4개를 쓰되, 가난한 자라면 각 1개씩 쓰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청실(현을 대신함)과 홍실(훈을 대신함)로 쓰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 청실홍실은 장례가 아니라 전통혼례에서 납폐절차에 쓰이는 폐백이다.

폐백은 고인과 함께 매장하는데, 그 위치에 대한 유가(儒家)의 설명이 통일되어 있지가 않다. 위대한 성리학자 우암 송시열 선생께서는 ‘현우훈좌’라고 가르쳤으며, 사계 김장생 선생께서는 ‘상현하훈’이라고 가르쳤다. 우암 선생이 가르친 ‘현우훈좌’의 원칙은 고인기준이므로 보는 사람기준으로는 ‘훈우현좌’가 되는데, 붉은색을 오른쪽에 놓고 검정색을 왼쪽에 놓는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 번째 횡대를 열고 왼쪽에 청실을 우측에 홍실을 놓는 ‘좌청우홍’의 원칙이 여기에 근거한 것이다. 현재 현을 (운삽과 함께) 광중의 북동쪽에, 훈을 (불삽과 함께) 남서쪽에 위치시키는 경우가 많으나, 전거를 찾을 수 없는 예법이다. 만약 우암선생과 사계선생의 가르침을 혼합한다면, 현은 광중의 북서쪽에, 훈은 남동쪽에 위치시킴이 오히려 더 적절하다 하겠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2/09/22 [17:09]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나익성 12/09/23 [20:35] 수정 삭제  
  상조회사 팀장 교육이 항상 문제입니다.
폐백에 대한 설명이나 지식이 상조회사에서 교육받은 내용을 근거로 팀장들이 떠들어 대는데 제가 질문을 해봤습니다.
실을 위주로 땅에 묻는데 이것은 아니지 않느냐? 라고 물으니 대학에서 잘못 배운것이라도 나무래더군요.
현과 훈이라는 개념을 전혀 설명하지 못하는 상조회사 팀장들.
돈주고 2년간 배운 내가 상조회사에서 돈주고 딴 자격증 소지자에게 지고 말았답니다.
민복기 12/09/24 [21:19] 수정 삭제  
  나익성님께서 말씀해주신 문제는 상조회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례식장도... 의전회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예학이라는 것이 단절되면서... 이론과 원리도 모르는 상태에서 '방법'만을 맹목적으로 주변에서 답습하다 보니, 맞는지도 틀리는지도 모르고... 어깨너머로 선임자에게 배운 것이 진리라 생각하며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지요. 다음 호에서는 그런 문제를 다루려고 합니다. 나익성님... 감사합니다. 연락 주시면 제가 술 한잔 사겠습니다. ㅎㅎ
나익성 12/09/26 [09:17] 수정 삭제  
  대학에서 배운 학문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현훈” 이라는 것에 대하여서도 현장에서는 항상 함량에 미치지 못하는 지식으로 유족들이나 참관인을 압도하는 팀장들에 깜짝 놀랄때도 있습니다.
현훈이라 함은 이를 장식한 실개념이 아닌 비단판을 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비단 판은 버리고 실을 풀어서 땅에 묻는 것을 자주 봅니다.
또한 “남좌여우‘라는 개념은 손을 모으는 공수법을 일컷는 것이며 상장례에서는 그 방향이 반대일 것입니다.
“남우여좌” 가 맞겠지요. 하지만 이를 그대로 완장착용방식에 적용을 하고 심한 경우 여자 상주들의 머리핀을 꼽는 방향으로 까지 적용시키는 무례함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현장의 모습입니다. [저는 완장의 경우 왼쪽에 착용하게 합니다]
이를 지적하여 머리핀은 머릿카락이 흘러 내리것을 방지하는 것이니 아무 방향이나 상관이 없다---라고 지적을 해도 큰 목소리에 지고 맙니다.
결국 대한에서 돈주고 2년간 전문적인 학식을 배워도 막상 현장에서는 짬밥수에 밀리는 현실에 고참의 어거지 지식에 현실에 타협하는 대학 출신자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주자가례, 사례편람” 정도는 한권씩 구입해서 읽어볼 줄 아는 현장팀장들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입니다.
“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 ” 식의 어정쩡한 팀장과 그런 팀장을 양산하는 상조회사.
이젠 배워야 할때 입니다.
민위원님의 글은 지난 대학시절의 학문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