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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완화 일방 추진 반대"···상조업계·관련 단체 등 한 목소리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2/09/01 [17:05]

 

-당국 일방적 규제완화 추진에 시민단체 등 “자본시장 공멸 초래”

-상조업 진출, 중기업종 침해 따른 업체·소비자 피해 우려

 

최근 정부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 추진을 토대로 보험업계가 상조산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산업계를 비롯한 국민들의 반대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타당성 검토도 경제위기 심화 우려가 큰 규제 완화라 비판했고, 상조산업을 비롯한 중소업종에서도 도산 우려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런 움직임을 저지하고 나섰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금산분리 완화를 주창하는 여당, 금융위원회에 다시금 새 자회사 진출 등 개선 의견을 피력하는 등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찬반양론이 격화되는 상황 속 보험업계와 그 밖에 집단에선 어떤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지 살펴봤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금융권(은행 및 보험업계)과 이를 반대하는 중소업종, 시민단체, 야당의 찬반양론이 격화되고 있다. 금산분리 규제는 산업 자본의 금융 자본의 소유를 금지하고, 역으로 금융이 산업 자본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정부에서는 현재 금융권이 요구하는 신사업 진출의 길을 터주겠다는 이유로 이러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으며,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유력한 투자처로 상조업을 낙점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정책 추진은 타당성 검토가 부족한 상황에서 과도한 애드벌룬을 띄운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금산분리 규제의 완화는 자본시장의 질서를 악화시키고, 특정 집단의 독점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성공한 바 없는 이슈다. 금융과 산업이 서로 자본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금산분리 원칙이 만들어진 배경엔 완화해야 할 이유보다 분명하고 합리적인 명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초 금산분리 원칙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후로 미국은 대공황의 주요 원인이었던 금산일치를 금지함으로써 파국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1999년 금융서비스를 현대화한다는 명목으로 이종 금융업의 겸업을 허용했을 때도, 금산분리 규제는 그대로 유지됐고, 금산 결합을 허용하는 유럽 국가에서도 이들에 대한 규제와 감독 정책은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0여년 전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막고자 금산규제를 만들었다.

 

▲ 차용섭 한국상조산업협회장(왼쪽)은 최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중앙)만나 현안을 전달했다.     © 상조매거진

 

 

상조업은 중소기업 업종, 무분별한 진출 저지해야

한상협 중소기업중앙회 가입·의견 전달

대상협과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위한 표준산업분류코드 등재 추진

 

보험업계가 중소업종인 상조업에 진출하는 경우 앞서 언급된 금산일치의 폐해가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회원사인 한국상조산업협회에서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에 대한 의견을 중소기업중앙회에 전하는 등 보험사의 상조업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명분을 가다듬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상조업이 장차 중소업종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표준산업분류코드 등재 추진을 통해 향후 동반성장위원회의 중기적합업종 선정을 이룰 수 있도록 대한상조산업협회와 중지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사인 보험사가 전문 서비스 영역인 상조업을 영위하는 것부터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연하게도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되며, 이를 완화하겠다고 했을 때엔 분명한 타당성이 있어야 하나, 그런 명분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상조업계 전문가는 “보험사가 상조회사와 기존방식처럼 제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보험과 유사하나 상조 자회사를 운영하면서 장례가 발생했을 때 상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전문 영역이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가 어떤 방식으로 진출할지 미지수이나 이러한 전문서비스 영역까지 아우르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데, 이 경우 상조상품의 가격상승이나 기존 상조사업자 대비 낮은 서비스 질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또, 복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보험업계에서 상조업 진출 논리로, 상조시장의 취약한 소비자 보호를 맹점으로 꼽는데 대해 이 역시 업계와 공정위의 지속적인 자정을 통해 충분한 보호 장치가 마련돼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상조업계는 2010년부터 수 차레의 할부거래법 개정과 상조업계 스스로의 자정 노력으로 소비자가 불입한 금액의 50% 보전 조치하고 있으며, 상조업체의 자본금을 15억원으로 증액해 안정성을 높였다. 지난 2018년부터는 공정위와 함께 15개 우수 상조회사 참여해 50%의 현금 보전 방식의 피해구제 시스템 외에 서비스 제공을 통해 100%의 피해 구제를 도모하는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를 진행해오고 있다.

 

업계 복수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상조업은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보험업계의 진출이 불가능한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박준승 상조보증공제조합 실장은 “상조업은 장례나 혼례 등 가정 대소사를 돕는 서비스로 자동차나 반도체와 같은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산업은 아니다”라며 “많은 상조업체가 가입된 한국상조산업협회 역시 중소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입돼있고, 과거 농협 등 대형 금융사가 상조업 진출을 시도했으나 상조업을 중소기업 영역으로 인정하고 포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의 상조산업 진출은 독과점으로 인한 각종 문제점을 야기하는 한편, 중소업체의 도산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구조조정의 혼란기가 닥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일방적 행보에 경제·시민단체, 야당, 관련 업계 날선 비판

 

금산분리 완화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상조업계 뿐만 아니다. 은행권의 진출이 확실시 되고 있는 ‘알뜰폰 업계’를 비롯한 시민사회 곳곳에서도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추진에 대해 “즉각 철회하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8월 12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금융위원회에 은행의 알뜰폰 사업 진출 결사 반대의 의견을 전달했다. 은행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불공정 경쟁을 심화하고 전업 알뜰폰 업체들의 시장 퇴출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협회는 현재 알뜰폰 법제에서 거대 금융기업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망 도매대가 이하의 파격 요금제 출시, 과도한 사은품으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가입자를 유인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는 지난 2019년에는 금융위원회의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KB리브엠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해당 업계는 그동안 리브엠이 혁신 서비스 대신 원가 이하의 저가 요금제 경쟁에만 주력, 시장 질서를 교란해왔다고 비판해왔으며, 이로 인해 중소사업자들의 피해가 컸다고 지적했다.

 

이번 금산분리 규제 완화 이슈로 인해 KB리브엠 외에도 많은 은행들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기존 업체의 시장 퇴출 우려가 가중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와 경제단체, 노조, 여당도 당국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민주주의21, 금융정의연대 등의 단체와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들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금융혁신이 될 수 없다며 금융위의 추진과제부터 재선정할 것을 요구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 완화가 등장한 배경이 문재인 정부에서 무분별하게 추진했던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특혜 부여 때문”이라며 “올바른 해결은 금융권에도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특별대우가 적절했나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규제혁신회의 해산을 요구하면서 구성원부터 금융회사들만의 주장만을 반영한다고 비판했으며, 금융산업 노동자를 비롯한 다양한 시민들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재구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은행과 산업자본 야합의 길을 활짝 열어 우리 사회가 한반도 경험하지 못한 무소불위의 경제권력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세계 금융규제 흐름을 역행할 뿐 아니라 관치금융과 금산분리 훼손이 뒤섞인 시대착오적 정책”이라 비판했으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양적 긴축 영향으로 금융안정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거시건전성을 확보해 금융위기를 예방하려는 세계 금융규제 흐름에 역행하는 금융회사 민원 대행”이라고 비판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등장한 배경이 문재인 정부에서 무분별하게 추진했던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특혜 부여 때문”이라며 “올바른 해결은 금융권에도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특별대우가 적절했나를 평가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보험업계, 쏟아지는 정책 비판 여론에 여당에 도움 요청

금융위원회 “충분히 사전준비해 문제점 해결해갈 것”

 

각계의 날선 대응에 보험업계에서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공언한 현 여당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8월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보험업계 현안 간담회’를 개최,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을 비롯해 생보사 6개사, 손보사 6개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해 여당과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보험업계는 이날 ▲자회사 업종 확대 등 금산분리 완화 관련 정책적 지원 ▲보험산업 혁신·경쟁력 강화를 위한 1사 1라이선스 규제 개선 ▲선량한 보험가입자 보호를 위한 보험사기 근절대책 강화 ▲국민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한 비급여 제도 개선 ▲국민 편익 증진을 위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요양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빅테크(대형기술기업)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체계 마련 등을 건의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최근 생명보험산업이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했다"며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적극적으로 정비하는 등 법·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도 “손해보험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 업계가 직면한 현안 해결이 필요하다”며 “보험업법,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금융산업은 경제 분야 중 규제 영향력이 가장 큰 산업"이라며 “국민 생활에 필요한 안정망 역할을 해온 보험산업이 최근 변화 흐름에 적극 동참에 미래 사회에도 국민 신뢰를 받는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금융규제 혁신에 당정이 하나로 뜻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이러한 여당의 정책 의지를 따라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간담회가 종료된 직후, “충분한 사전 준비로 문제점을 해결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계에서 쏟아지는 비난 여론에 대해 “금산분리를 수정 보완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는 문제를 논의한 것이지 금산분리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흔들겠다는 목적이 아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험사와 밀접한 간담회나 금융위원회의 발언에서 유추할 수 있듯 당국의 정책 기조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사에 대한 지원책은 금산분리 완화만이 해법은 아닐 것이다. 또, 자칫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는 중소업종까지 침해할 필요 역시 없을 것이다. 여럿 단체의 요구대로 금융위원회의 추진 과제부터 재선정하거나 기왕 규제를 풀어주겠다면 다방면의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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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9/01 [17:05]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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