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소식 > 업체소식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국민 76.3% ‘안락사 합법화 동의’···남은 과제는
 
상조매거진   기사입력  2022/06/16 [09:23]

 

존엄한 죽음과 품위 있는 죽음, 이른바 ‘웰다잉’은 고령사회의 국민적 관심사다. 문제는 웰다잉을 향한 변화 속도보다 비참한 죽음의 양상이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안락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자아내고 있다. 스스로의 삶을 스스로 마치는 안락사는 웰다잉의 연장이 될까.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팀은 최근 이러한 화두에 대한 국민들의 실제 반응을 담은 조사 결과를 내놨다. 

 

간병 살인과 동반 자살, 고독사, 가난으로 인한 존속 살해 등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법과 제도가 국민의 죽음을 통제하는 현 상황은 당연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현실을 방증하듯 안락사 혹은 조력자살의 입법화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19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락사·의사 조력자살’ 조사 결과를 지난 24일 발표했다. 안락사나 의사 조력자살 합법화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61.9%의 응답자가 ‘매우 동의한다’고 답했고, ‘동의한다’는 의견도 14.4%를 보여 국민의 76.3%가 합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반응은 윤 교수팀이 지난 2008년과 2016년에 조사한 결과보다 더 높은 수치로, 당시 안락사나 조력자살에 찬성하는 비율이 약 50%였던 것에 비해 찬성률이 1.5배 증가했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 남은 삶의 무의미(30.8%)  존엄한 죽음에 대한 권리(26.0%)  고통 경감(20.6%)  가족의 고통과 부담(14.8%)  의료비·돌봄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4.6%)  인권보호에 위배되지 않음(3.1%) 등을 꼽았다.

 

응답자의 약 23%에 해당하는 반대의 이유로는  생명 존중(44.3%)  자기결정권 침해(15.6%)  악용과 남용 위험(13.1%)  인권보호에 위배(12.2%)  의사의 오진 위험(9.7%)  회복 가능성(5.1%) 등으로 나타났다. 찬반 의견 모두 깊은 생각이 필요한 이유들이라 할 수 있으나 과거에는 절반으로 나뉘어 첨예한 대립을 이뤘던 반면, 지난해에는 찬성 의견으로  확연히 기울었다는 점은 즉, 죽음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 변화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스스로의 존엄성을 되새기며 좋은 죽음을 준비하고자 하는 웰다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8년 임종기를 맞은 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품위있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 법안이 이미 통과됐고, 이 법은 당시 우리나라에서 ‘웰다잉법’으로 소개되며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사회복지제도 미비해 광의의 웰다잉 제도화 필요

 

이에 따라 윤 교수팀은 실제 안락사 도입에 앞서 환자의 신체·정신적 고통을 덜어주는 의학 조치와 남은 삶을 유의미하게 끌어주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광의의 웰다잉’ 체계와 함께 정착돼야 한다고 밝혔다.

광의의 웰다잉이란 호스피스와 연명의료를 넘어 독거노인 공동 부양, 성년 후견인, 장기기증, 유산기부, 인생노트 작성 등 말 그대로 ‘품위 있는 죽음’을 준비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고령화 사회에 일찍이 접어든 일본에서는 이른바 ‘종활(슈카쓰)’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며 시대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관련 산업도 실버산업의 핵심을 담당할 만큼 높은 부가가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상속, 신탁 관련 금융 및 법률 서비스, 요양병원, 프리미엄 장례식장, 다양한 추모의 방식과 이를 설계하는 상조사들이 유기적으로 산업을 구성하고 있다. 

 

윤 교수팀에 따르면 국민의 85.9%가 이러한 광의의 웰다잉 체계를 갖추기 위한 법제화 필요성에 동의했다. 또 85.3%가 광의의 웰다잉이 ‘안락사나 의사 조력자살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법적으로 웰다잉을 지원하는 내용은 없고, 지자체 혹은 시민단체 일부에서 캠페인이나 세미나 정도의 활동만 갖고 있을 뿐이다. 

 

이에 윤 교수는 “우리나라는 호스피스와 사회복지 제도가 미비하고, 광의의 웰다잉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며 “남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웰다잉 제도가 선행되지 못하면 안락사나 의사 조력자살 요구가 자연스러운 단계를 거치지 않고 급격히 거세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진정한 생명 존중의 의미로 안락사를 논의하려면 환자의 신체·정신·사회·경제·존재적 고통 해소라는 선행조건이 필요하다”며 “웰다잉 문화 조성과 제도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2/06/16 [09:23]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