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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후불식 상조회사, 정말 안전하고 저렴할까
 
상조보증공제조합   기사입력  2022/02/15 [11:30]

 

최근 후불식 상조회사(의전업체)에 대한 광고가 각종 광고매체와 홍보성 기사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뒤덮고 있다. 핵심인 즉슨 ‘후불식 상조회사는 안전하고 거품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기존 상조회사보다 합리적이다’라는 것이다. 이런 광고 문구만 보자면 앞으로 상조가 필요한 소비자는 물론 기존 상조에 가입한 소비자까지도 상당한 매력을 느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해당 광고만 믿고 거리낌없이 수용하기에는 정보가 터무니없이 적다. 이에 상조보증공제조합에서는 직원이 직접 체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불식과 선불식 상조회사에 대한 실체적인 면면을 조명했다.

 

지난 1982년 부산에서 태동한 우리나라의 상조산업은 많은 비용이 드는 장례 및 각종 경조사를 치름에 있어 비용을 여러 차례로 쪼개 적립하면서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그러다 이러한 거래방식에 대해 정부에서는 지난 2010년에 ‘선불식 할부거래’로 규정했고, 할부거래법에 포함시키면서 각종 가이드라인과 법적 제재를 통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에 이르렀다.

 

선불식 상조회사가 각종 경조사 부담을 할부거래를 통해 줄여주는 비즈니스로 발전해오며 제도권에 편입된 반면, 장례의전업체를 전신으로 둔 후불식 상조회사는 별다른 제재없이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다. 즉, 선불식 상조회사의 경우 할부거래법 규율과 공정위의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으나 후불식 상조회사는 아무런 법적 장치가 마련돼있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할부거래법 개정 당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된 상조사업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후불식 상조회사’로 영업 방식을 선회해 업을 이어나가게 된 단초가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상조업계의 구조조정이 한창이었던 지난 2010년 중반 즈음부터 확대되기 시작해 선불식 상조회사의 수가 감소한 만큼, 후불식 상조회사의 수는 더욱 늘어나는 현상이 본격화됐다.

 

따라서 현존하는 후불식 상조회사의 대부분은 제도권 진입이 불가능했던 영세한 장례의전업체와 과거에는 제도권에 있었으나 현재는 재진입이 불가능한 상조업자 출신으로 형성돼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후불식 상조회사의 태동 배경으로 말미암아 기존 상조회사와 규모의 차이가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과연 후불식 상조회사는 기존 상조회사보다 ‘안전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할까. 

 

후불식 상조회사는 안전하다?

 

먼저 대부분 후불식 상조회사들이 내세우는 ‘안전성’이란 기존 상조회사와 달리 소비자가 미리 선수금(회비)을 납부하지 않고 행사를 이용 시 상품가를 한 번에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애초에 돈을 떼일 염려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후불식과 선불식의 거래방식을 살펴보면 상조회사 즉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는 소비자가 장례를 치르기 전 상조회사에 대금을 미리 납입하는 방식을 갖고 있는 반면, 후불식은 장례를 치른 이후 상품가 전액을 한 번에 납입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거래 방식의 차이일 뿐, 결코 ‘안전성’을 대표하는 강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기업의‘안전성’이라는 개념에는 회사의 재정상태, 연혁, 규모 등 여러 내용이 포함돼있는데, 후불식 상조회사가 말하는 안전성은 지극히 일반적인 상거래 방식을 부풀린 것에 불과해 보인다. 그럼에도 후불식 상조회사들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불식 상조회사들은 선불식 상조회사가 폐업하게 될 경우, 그동안 납입한 금액에 대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상조회사의 취약점으로 꼽고 있다. 그런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정확히는 과거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후불식 상조회사의 본격적인 등장은 상조업계의 구조조정기를 틈타 이뤄지기 시작했다. 당시 상조업계는 제도권 편입 직후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할부거래법에 명시된 선수금 예치 의무를 이행하던 시기로서 각종 규제의 부담을 이기지 못한 영세 사업자들의 도산이 줄을 잇던 상황이다. 이로 인해 크고 작은 소비자 피해가 일어나는 등의 성장통을 겪었고 오늘날에 이르렀다. 당시 후불식 상조회사는 이를 기회로 삼아 상조회사를 부정하는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웠고, ‘망해도 돈을 떼이지 않는다’는 고유의 캐치프레이즈가 먹혀든 것이다. 

 

지금은 왜 틀릴까. 단순하게 살펴보면 현재의 선불식 상조회사들은 고유의 거래방식 외에도 후불로 대금을 납부하는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얼마든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존 상조회사 역시 후불식 상조회사와 동일한 안전성을 갖고 있다는 셈이다.

 

또, 실질적인‘안전성’측면은 어떨까. 선불식 상조회사의 경우 2010년 할부거래법 개정 후 지속적인 제도·정책·소비자보호 장치의 보완을 통해 현재 상호, 대표자, 주소, 연락처 및 이에 대한 변경내용과 자사의 소비자 총 납입금(선수금), 자본금, 감사보고서, 주요 판매품목(3개) 등을 공정위, 그리고 내상조 찾아줘 누리집 등을 통해 매해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각각의 안전성 기준에 따라 상조회사와 상품을 판단할 수 있으며, 상조업체들은 각 정보에 담긴 내용과 관련해 위법 사실이 적발되는 경우 공정위로부터 조사와 제재를 받는 등 사전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감독 하에 운영되고 있다.

 

이에 반해 후불식 상조회사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탓에 제대로 된 시장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 회사들이 정말로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나 지표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영세 규모의 후불식 상조회사의 운영비가 어떻게 감당되는지, 상조회사처럼 자본금이 있는지, 매월 행사 건 수는 어떤지 상품을 가입하기 이전 어떤 것도 평가하고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제도권 내에서는 선불식 상조회사의 폐업 시 법적으로 납입금의 50%를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피해구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나아가 당초 소비자의 상조상품 가입 목적인 ‘행사’이용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고안된 ‘내상조 그대로’를 운영, 사실상 소비자 피해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선불식 상조회사의 회원 수는 처음 법을 개정한 당시 266만 명에서 오늘날 약 700만 명으로, 납입금 규모는 약 9천억원에서 약 7조원 대로 증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질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며, 영세 사업자들의 점조직으로 구성된 후불식 상조회사의 규모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이와 더불어 선불식 상조회사 전체 73곳 중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받은 업체가 11곳으로 소비자의 중심에서 경영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반면, 후불식 상조회사의 경우 CCM인증과 같은 경영 사례가 1건도 없다는 점도 흥미로운 비교요소가 된다.

 

후불식 상조회사는 가격이 정말로 저렴할까

 

후불식 상조회사가 내세운 또 다른 강점인 ‘저렴한 가격’역시도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의문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선불식 상조회사의 상품 금액을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300~400만원 대의 상품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반해 후불식 상조회사는 약 200만원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100만원 대의 초저가형 상품까지 출시하는 등 기존 상조회사와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2015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장례 비용(식대, 장례식장 비용 제외)은 ‘약 300만원’ 대로 형성돼 후불식 상조회사들이 주장하는 100만원 대 상품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상조업계를 비롯한 범장례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도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후불식 상조회사의 가격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불식 상조회사들이 초저가형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한 데에는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이면에는 용품 강매, 끼워팔기와 같은 장례업계의 고질적 악습에서 비롯된 함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를 낳고 언론매체를 통해 숱하게 보도되면서 상·장례 업계 전체의 불신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간 적발된 후불식 상조회사의 상품을 살펴보면 장례에 있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할 용품 등의 항목이 계약상 누락돼있어 표면적으로 저렴하거나, 이러한 부족분을 상중 경황이 없는 유족들을 현혹해 추가하게끔 유도하거나 강매를 종용, 최종적으론 과도한 대금을 청구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때문에 실제 행사를 치르는데 들어간 비용은 당초 약속된 100만원이나 200만원을 훨씬 웃돌기도 하고, 기존 상조회사의 상품가격과 결국엔 엇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등 많은 소비자를 기만하며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자신들의 저가 상품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고자 선불식 상조회사의 상품가격에 지나친 폭리가 반영된 것처럼 허위 광고를 일삼은 한 후불식 상조업체에 대해 공정위가 경고 처분을 내린 사례도 있어 소비자의 요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피해를 보상받을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선불식 상조회사에 가입한 소비자의 경우, 공정위를 비롯해 한국소비자원 및 할부거래법 규율에 따라 소비자 보호가 가능한 반면, 후불식 상조회사의 경우 소비자가 과장광고나 끼워팔기 등으로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소규모 영세업체가 많고 관리감독 주체가 없어 선불식 업체처럼 보호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처럼 사실에 근거한 전반적인 업황을 살펴봤을 때, 후불식 상조회사와 선불식 상조회사 중 어떤 상품에 가입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순간이 온다면 필자라면 비교적 회사의 운영상태의 확인이 용이하며 법적으로 피해에 대한 보상과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선불식 상조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답이 도출된다. 

 

상조산업 발전을 위한 작은 제안

 

끝으로 이 기고문을 마치기 전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소비자가 후불식 상조회사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는 원인은 소비자와 상조회사 간 정보의 비대칭에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은 우리 애경사의 대부분이 그렇듯 대비를 할 겨를이 없이 갑작스럽게 일어나고, 이때 경황이 없는 틈을 비집고 악덕업체로 하여금 이리저리 휘둘리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보여진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죽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기피하는 경향을 아직까지 갖고 있다. 그럼에도 죽음이란 우리 생에 결코 피할 수 없는 한 번은 맞딱뜨려야 할 중대한 이벤트이다. 따라서 우리는 죽음을 보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이른바 ‘웰-다잉’적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웰-다잉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보여지는 것만이 아닌 실체적 사실 확인과 합리적인 사고, 효율적인 시각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미리부터 시간의 여유를 갖고, 정보를 수집하며 천천히 또, 철저히 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선불식 상조회사에서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주무관청과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정부가 공인한 ‘내상조 찾아줘’를 종합 포털사이트로 확대하는 등의 개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 후불식 상조회사의 무분별한 광고에 대해서도 제재하거나 아예 법의 테두리에 포섭할 방안도 논의돼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각종 상·장례 정보제공을 비롯해 선·후불식 상조회사의 정보제공, 상품비교 등 소비자가 장례를 준비함에 있어 필요로 하는 다양하고도 입체적인 정보들을 망라하는 것이 앞으로의 산업발전과 신뢰 제고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조치가 아닐까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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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2/15 [11:30]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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