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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상조업 회계 특성 무시한 왜곡 보도 이제 그만
업계 현실 알리려는 스스로의 노력 필요
 
신범수 기자   기사입력  2020/10/01 [09:10]

 

상조업은 회원으로부터 부금 형태로 미리 받고 서비스는 향후 고객이 원할 때 제공받는 선불식 할부거래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재무제표 역시도 선수금이 부채로 계상되고 매출액은 향후에 발생하는 등 타 업종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 외부에서는 이러한 특수성에 대한 이해없이 타 업종과 동일한 시각에서 재무 구조를 평가해 상조에 대한 오해를 조장하고 나아가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상조업계 회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일반회계, 보험업과의 차이를 중심으로 한 상조업의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상조업은 고객의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고, 행사를 진행하면 매출이 발생하는 일반기업과 다른 회계특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모집한 회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채 또한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 반면, 장래의 애경사를 미리 준비하는 상조 상품의 특성상 매출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객 유치 후 5년에서 10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만 형성된다.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 고객 유치가 사실상 매출로 연결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사업 구조인 것이다. 여기에 각종 고객 유치 및 관리 등과 관련한 일반적인 영업비용은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꼬박꼬박 지출로 기록된다. 매출은 발생하는 시점이 불분명한데다 장래의 일인 반면, 지출은 고객 유치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수치상 적자가 기록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다.

 

문제는 정부, 기관, 언론 등이 이러한 사업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조업계의 부채를 공격거리로 삼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지에서는 상조업 회계에 대한 특성을 바로 알리고 지금껏 상조업을 대상으로 벌어진 무분별한 마녀사냥이 근절될 수 있도록 세세한 상조업회계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일반기업회계기준, 상조업 회계특성 담을 수 없어

 

보통 기업이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일반기업 회계기준을 따르는데 이 기준에 의하면 판매자는 물건이나 서비스의 제공이 완료된 때에 매출을 인식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상조회사의 서비스는 장례 발생 시 제공되는 장례용품과 의전으로 돼 있으므로, 행사 발생 전에는 매월 납부 받는 부금을 매출로 계상할 수 없다. 때문에 회원과의 상조계약으로 부금을 받는 시점에 매출을 인식할 수 없는 상조 회계처리의 특수성으로 적자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급여를 비롯한 기본적인 회사의 유지비용보다 장례 행사가 더 많이 발생한다면 이익을 낼 수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신규 실적이 쌓이는 것에 비해 행사가 적어 손실로 기록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그러므로 상조회사는 회원과의 계약이 행사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실적을 이익으로 계상하지 못하고, 부채로 기록해야 한다. 영업이 잘 돼 신규 실적이 아무리 많이 나오더라도 그것이 장례나 혼례, 여행 등의 행사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적자 상태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고, 행사 없이 선수금만 쌓이기 때문에 당연히 회사의 부채비율도 올라가게 된다. 정리하자면 상조회사의 적자는 상조 회계처리의 특수성으로 인한 것으로, 단순히 ‘부채비율이 높다’, ‘부채가 많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등으로 상조회사를 무조건 부실업체로 낙인찍는 것은 옳지않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다루는 내용 중에 자본잠식도 단골 소재이다. 감사보고서나 정보공개가 발표되면 ‘상조회사 자본잠식, 도산위험 높아’ 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상조회사와 업계를 부정적인 내용으로 도배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물론, 자본잠식 상태의 회사가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통상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상조회사의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부채는 거의 대부분이 회원들로부터 받은 선수금으로 구성돼 있어 상조회사가 자본잠식 상태더라도 재무건전성에 반드시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는 것은 섣부르다. 보통 회원가입 이후 받는 선수금은 단기간에 돌려줘야하는 부채라고 볼 수 없어, 선수금은 유동부채가 아닌 비유동부채로 계상하고 있다. 계약을 만기까지 이어가거나 만기 이후에도 계속 유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히 ‘부채가 많아서’, ‘자본잠식 상태라서’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나쁜 상조회사라고 하는 것은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한 이해 없이 다수의 언론에서 일반기업을 보는 관점으로 수치를 분석하고 평가하는데, 이 같은 처사는 상조업 종사자들의 사기를 꺾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단순히 부채비율이 높고,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다수 상조업체들이 언제 망해도 이상할 게 없으며, 이 모든게 비도덕적이고 방만한 운영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관련 기사들을 볼 때마다 언론에서 수치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상조업체들이 위태롭다는 결론을 내린 것인지, 아니면 결론을 얻기 위해 수치만 분석하고 업계의 현실은 외면한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이러한 오해에서 벗어나려면 상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회계처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하지만 아직 상조업이 표준산업분류에도 등록되지 않은 상태라서 당장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언론을 비롯한 업계 외부에 상조업의 현실을 정확히 알리고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즉각 대응해 소비자들의 오해를 푸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슷하지만 다른 보험업, 상조와 직접비교 어려워

 

그동안 상조업은 고객과의 계약 후 매월 일정 금액을 받는다는 점에서 보험업과 자주 비교돼왔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상조업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한편, 보험업과 직접비교를 도구 삼아 잘못된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보험 상품은 보통 계약서에 명시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수령하면서 더 이상 보험료 납입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상조 상품은 매월 부금을 납입하고 있는 도중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계약 시 명시된 상품 금액의 미납분을 모두 지불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차이가 있다.

 

또한, 보험은 가입 시 나이나 과거 병력, 성별 등에 따라 가입이 제한 될 수 있으며, 보험금의 납입 기간과 보험금 수령 요건 등이 일치해야만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지만, 상조는 가입과 서비스 이용에 제한 사유가 없다. 여기에 보험은 계약 시 피보험자를 지정해야 하고 이를 변경하는데 매우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상조는 계약자만 있을 뿐 이용자에 대한 제한 사유가 없으며, 양수나 양도가 자유로운 부분도 있다.

 

아울러 관련 법령과 관리‧감독기관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상조업은 할부거래법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리를 받고 있으며, 보험업은 보험업법을 통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의 관리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험업은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국제회계기준을 적용받지만 상조업은 일반기업회계기준을 따르는 것도 다른 점이다.

 

서비스업인 상조와 금융업인 보험의 회계처리 중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매출에 대한 인식이다. 상조는 장례 서비스를 비롯한 결혼, 여행, 결합상품 판매 등 제화의 제공을 통해서만 매출을 집계하고 있다. 누적된 선수금을 통해 자산운용 등으로 이익을 거둔 것은 매출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보험의 경우에는 회원으로부터 매월 받는 보험료를 바탕으로 증권, 채권, 부동산 등 적극적인 자산운용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해야만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즉, 보험 상품 유치를 통한 회원의 확보보다 자산운용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주 목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상조회사와 달리 보험회사는 자산운용을 통한 이익이 재무제표에서 매출로 계상된다. 다만, 상조회사의 자산운용 등을 통한 이익은 자산이나 영업외수익 등으로 계상되니 각기 다른 특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공정위 발표한 회계지표…제대로 된 평가 기준으로 역부족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일반기업 회계기준으로는 상조회사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하는데 빈틈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재무건전성이 높은 회사를 가려낼 수 있는 지표 개발에 대한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었다. 회계나 상조업에 대해 깊은 이해가 부족한 소비자들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관리·감독 기관인 공정위에서는 지급여력비율 등 다양한 회계지표들을 발표하며 기준을 제시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누적 선수금과 자본 총액을 합한 금액을 누적 선수금으로 나눠서 산출하는 비율로 높을수록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상조 관련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 비율이 높을수록 업체가 폐업해도 소비자의 선수금을 보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지급여력비율은 대략적인 신뢰도를 가늠하는 척도로서 활용될 수는 있으나 각종 위험요소를 모두 반영해 측정하는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성으로 산출되고 있어, 이 수치만을 놓고 업황을 모두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반박했다.

 

지급여력비율의 기능은 단순히 폐업 시, 선수금을 얼마나 보전받을 수 있느냐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이지 재무건전성 그 자체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매해 지급여력비율 상위 업체를 공개하는데, 100% 이상 업체 중 상당수 업체의 규모가 영세한 것으로 보아 지표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7월 공정위 조사 결과에서 100% 이상인 업체는 교원라이프, 다온플랜, 동양상조, 두레문화, 바라밀굿라이프, 삼육리더스라이프, 새부산상조, 신원라이프, 씨엔라이프, 아이넷라이프, 에이플러스라이프, 영남글로벌, 조흥, 천화, 평화누리, 프리드라이프, 늘곁애라이프온, 다나상조, 더케이예다함상조, 디에스라이프, 제주일출상조, 좋은라이프, 하늘문, 한양상조, 해피애플라이프, 현대에스라이프, 휴먼라이프 총 22개사로 분석됐다.

 

이들 중 몇몇 업체는 선수금과 자산 모두에서 업계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다수는 중소규모의 업체로 최근 몇 년간 선수금 증가가 더디거나 오히려 감소한 업체도 존재하는 등 평가기준으로서 부적합하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한계점을 내비쳤다.

 

때문에 공정위 관계자 역시도 “하나의 지표만으로 특정 상조업체의 폐업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므로 소비자는 해약환급금준비율, 영업현금흐름비율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부연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상조회사 재무건전성과 관련해 새로운 지표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전달을 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못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완전하지 않은 지표를 발표하면서 해당 지표의 순위를 같이 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오해를 가중시키고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상조업계에서는 외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업계 스스로도 상조업을 둘러싼 각종 오해와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업자 단체의 출범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 상조업체 대표는 “상조업에 대한 오해가 낳은 외부의 집중포화를 개별 회사에서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는 협회가 상조업계 전체를 대신해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 산적돼있는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상조협회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상생하는 상조업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건전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하루빨리 상조협회의 인가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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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01 [09:10]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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