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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엽칼럼] 담보로 제공한 동산 제3자에 처분, 배임죄 안된다
 
전상엽 변호사   기사입력  2020/09/29 [10:18]

 

최근 대법원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담보로 제공한 동산을 처분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였다(대법원 201914770). 우리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하고’, ‘본인에게도 손해를 가하여야 한다. 재산상 이익과 손해는 반드시 현실화 될 필요는 없으며, 그 위험만으로도 가능하다.

 

배임죄 성립에 있어 항상 문제가 되었던 것이 타인의 사무이다. 왜냐하면, 타인의 사무가 아닌 자신의 사무인 경우에는 재산상 손해 및 이익 여부와 관계없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사무인지 자신의 사무인지와 관련하여 종래부터 계속 논란이 있었던 것이 부동산 이중매매, 담보제공된 동산의 매매, 담보설정을 약속한 상태에서의 부동산을 매매하거나 타인에게 담보를 설정해 준 경우이다.

 

위 판례는 담보제공된 동산을 담보제공자가 제3자에게 매매한 사안이다. 사안을 좀 더 살펴보면, 갑회사의 대표이사인 A는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회사의 기계에 동산담보를 설정하였으나,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였다.

 

이에 수사기관에서는 A를 배임죄로 기소하였다. 이에 대법원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해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해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동산담보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는 담보가치를 유지 및 보전할 의무는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해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해 동산담보물의 유지관리가 타인의 사무가 아님을 명시하였다.

 

다만, 대법관 일부는 타인의 사무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이로서 적어도 동산담보에 있어서는 담보권설정 후 이를 매각하더라도 배임지가 성립하지 아니함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최근에 부동산에 관하여도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다.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채권자를 저당권자로 하여 저당권을 설정해주기로 하였으나, 채무자가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사안에서도 채무자가 저당권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기로 한 약정에 따라 근저당권을 설정해 줄 의무는 채무자 자신의 사무에 해당되기 때문에 배임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201914340). 본 판결에서도 대법관 일부는 타인의 사무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그러나, 부동산이중매매와 관련하여서는 종전의 판례가 그대로 유지된다. 부동산 이중매매에서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단지 계약금만을 수령하고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에는 아직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으나, 중도금까지 수령한 상태에서 소유권을 제3자에게 이전하면 이는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판례는 보고 있다. 또한, 부동산에 관한 저당권설정계약을 채결한 채무자가 그 신임관계를 저버리고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행위는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위와 같이 동산, 부동산의 담보, 매매와 관련하여 현재 판례들은 각 사안을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그 논리를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판단된다. 어찌되었던지 현재 판례에 따라 동산, 부동산의 담보와 매매시에 주의를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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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29 [10:18]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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