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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3일의 약속’으로 바라 본 후불제 의전의 민낯
가짜 용품 판매로 소비자 기만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20/08/21 [17:46]

 

자본금 증자 조치 이후 상조업계가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풍선 효과로 인한 무등록 후불제 의전업체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자본금 증자 조치 이전인 2018년 수십 곳에 불과했던 후불제 의전업체는 현재 100여 곳이 넘게 운영되고 있다. 이들 중 태반은 과거 상조회사를 운영해오다 규제 부담을 버티지 못해 업종을 변경한 곳이 많지만, 기존 상조업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힘입어 세를 확대해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상조업체보다 많은 후불제 의전업체가 생겨나면서 오늘날 업계에서는 후불제 의전업체 역시 소비자의 선택의 다양화를 위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후불제 의전업체의 영업방식이 대개 기존 상조업계, 선불식 시스템을 비방하는 양상으로 치우치고 있고, 할부거래법의 규제를 받는 상조업계와 달리 아무런 법적 보호 장치가 없어 소비자 피해 우려가 높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선불식 할부거래방식’의 상조상품이 관리비와 모집수당이 포함돼있어 후불제 상품에 비해 경제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불식 할부거래업체의 경우 잦은 폐업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후불제 의전업체는 그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주장처럼 상조업체가 도산하면 소비자 피해는 발생한다. 그러나 상조업체의 경우 할부거래법이라는 법적 보호장치 아래 선수금의 50%를 공제조합과 은행에 예치하고 있고, 기타 모자란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운영하는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를 통해 얼마든지 서비스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후불제 의전업체의 경우, 단지 소비자로부터 회비만 매월 미리 받지 않을 뿐 그 외에 모든 부분에서 소비자 피해가 야기되고 있어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들은 상조업체의 패키지 상품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저가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실상을 살펴보면 행사 원가가 100만원 대에 불과한 터무니없는 저가 용품 구성이 주를 이루는데다, 이 마저도 업그레이드 강요 등을 통한 추가 용품 청구로 잦은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기존 상조업계를 호도하는 마녀사냥식 홍보 전략을 늘려가고 있으며, 이는 증가하고 있는 업체의 숫자만큼이나 힘을 얻고 있어 소비자의 혼란과 오해를 초래하고 있다.

 

▲ 3일의 약속 홈페이지     © 상조매거진

 

헬스조선의 후불제 의전업체 ‘3일의 약속’, 종이수의 한지로 둔갑시켜 판매

 

현재 많은 후불제 의전업체들이 상조업계의 구조조정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언론매체 광고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 전략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가장 선봉장에 선 후불제 의전업체가 있다.

 

바로 조선일보의 계열사 헬스조선이 지난해 런칭한 ‘3일의 약속’이다. 이들은 언론사를 모기업으로 둔 점을적극 활용, 수 차례의 보도자료를 통해 ‘정직한 가격 정책’, ‘일제 잔재 논란을 빚고 있는 삼베 대신 한지한복수의 제공’ 등 차별화 요소를 앞세워 홍보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상조회사는 ‘선불식’이기 때문에 꼬박꼬박 돈을 내야하고, 중간에 부도를 낸 경우도 있다며 그 대안으로써 ‘3일의 약속’을 런칭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과연 3일의 약속은, 기존 상조업체가 갖고 있는 ‘소비자 피해’의 위협에서 어떻게 자유롭다는 것일까. 취재의 결론부터 밝히자면 이들의 약속은 거짓된 약속에 가깝다. 

 

우선 논란이 된 부분은 이들이 제공키로 한 ‘친환경 고급 한지한복수의’가 과연 제대로 제공되냐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한지수의’는 닥나무로 만든 수의를 의미한다.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 한지수의의 가격대는 대체로 수십 만원에서 출발해 대부분 100만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지수의가 제공되는 3일의 약속 상품은 정직한259·존엄한380 두 가지로써, 이 마저도 외주를 통해 행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성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한 의전업체 관계자는 “한지수의는 프리미엄 상품을 제외하면 거의 공급되는 경우가 없고 해당 금액대의 구성에서는 대개 대마수의가 제공된다”며 “특히 가뜩이나 외주를 통해 의전을 주게 되면, 보통 상품가의 약 60% 금액대에서 행사가 이뤄지게 되는데 어떻게 고급의 한지수의를 제공할 수 있겠냐”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3일의 약속의 장례행사를 맡고 있는 외주업체 관계자는 “본 용품은 100% 한지가 아니라 ‘종이’에 해당되고, 한지수의보다 대마 등 다른 수의가 주로 제공된다”며 “현재 헬스조선 측에서 한지수의의 한지함량 수치를 제대로 표기할 수 있도록 상품소개란을 바꿀 예정이다”고 답변, 그동안 종의수의를 고급 한지로 둔갑시켜 잘못 표기해왔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특히 해당 한지수의가 천연한지가 아닌 종이라는 문제 제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환경경찰뉴스는 한 제보자로부터 3일의 약속 측에 납품한 한지수의가 ‘종이’라고 말하는 관계자의 녹취록을 입수, 이를 보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380상품에 인력 9명 투입···막대한 인건비 따른 ‘가격 거품’도 논란

한지수의 등 장례용품 제조국 등 표기 없어 혼란 가중

 

한지수의의 불분명한 표기로 소비자의 오해를 초래한 사실과 더불어 상품의 인력 구성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와 관련, 정직한259상품의 경우 접객도우미가 4명, 입관상례사가 2명, 장례지도사 1명으로 구성됐으며 존엄한380상품은 접객도우미 6명, 입관상례사 2명, 장례지도사 1명으로 각각 7명, 9명이 파견된다.

 

특히 외주 용역으로 행사를 치르는 경우 외주업체의 수입을 제외하면 실제 행사에 쓰이는 비용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는데, 그 수준은 일반적으로 상품가의 60%대로 알려져있다. 이처럼 제한된 금액대에서 3일의 약속의 경우 인건비를 충당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행사비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고급의 한지수의까지 제공하는 것은 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며, 이 때문에 인력 외의 다른 상품 구성이 부실 제공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져 결국 ‘종의수의’를 내놓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관련, 3일의 약속 의전업체 관계자는 “해당 구성이 인건비가 많이 드는 것은 맞지만 충분히 행사를 치를 수 있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관계자는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해당 상품보다는 거의 ‘무빈소’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구성은 가능하지만 아직 수요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후불제 의전업체 관계자는 “상조상품의 경우 일반적인 390상품에 접객도우미가 3명에서 4명 정도가 투입되고 있고 다수 후불제 의전업체 역시도 비슷한 상황이다”며 “접객도우미 일당만 해도 10만원선인데, 6명을 이틀씩 상주시키고 다른 인건비까지 생각하면 도대체 얼마로 장례 행사를 치르겠다는 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본지에서는 상품의 상세 구성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현재 3일의 약속 홈페이지에서는 인력 외의 다른 주요 구성품의 제조국이나 상세 스펙을 명시하지 않아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다. 또, 3일의 약속 측이 판매하고 있는 380상품을 외주를 통해 6명의 접객도우미를 투입하고도 완성도 높은 행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가격 거품을 초래하는 불필요한 패키지라는 비판도 덩달아 존재한다.

 

이는 3일의 약속의 의전업체 관계자도 발언했 듯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무빈소 장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장례문화 전반이 2일장, 1일장 등으로 간소화되고 있는 추세를 가만하면 VIP 빈소도 아닌 380상품에 6명의 도우미가 투입될 필요성은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3일의 약속 측은 “장례 현장에서 인력이 불필요한 경우 공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이러한 논란의 맹점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상품의 ‘기본’ 구성 자체에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앞세운 3일의 약속, 또 다른 외주업체 통해 서비스 제공···차별화 전략 무색

 

3일의 약속은 그동안 선불식 상조업체의 취약점을 넘어선 새로운 대안으로써 차별화 된 메리트를 제공할 것처럼 홍보해왔다. 

 

그러나 살펴본 바와 같이 3일의 약속은 주로 인력 중심의 패키지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이 인력들을 모두 특정 외주업체를 통해서 제공하고 있다. 즉, 행사의 완성도는 차치하더라도 해당 외주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모든 업체가 3일의 약속과 거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해당 외주업체는 현재 M후불제 의전업체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고, M후불제 의전업체는 현재 3일의 약속 외에도 여럿 행사를 도맡아 하고 있다. 이는 결국 3일의 약속만의 ‘차별화’는 변별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본지는 각종 논란에 대한 상세 취재를 요청했으나, 헬스조선 측은 ‘회사의 방침’이라는 이유로 취재에 불응했다. 

 

한편, 3일의 약속을 통해 바라 본 후불제 의전업체의 이면들은 기존 상조시장을 향한 부정적 여론과 이에 편승한 후불제 의전업체들의 홍보전략에 가려져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물론, 모든 후불제 의전업체들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은 아니나 이 외에도 태반의 업체들은 터무니없는 저가 행사·무리한 업그레이드 강요 등으로 유족과 잦은 분쟁을 겪는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후불제 의전업체가 기존 상조업체의 대안이라고 내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후불제 의전업체는 상조업계와 전혀 다른 별개의 시장일 뿐, 상조업계를 대체할 수 있는 업종으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그럼에도 현재 대부분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상조’라는 단어를 막무가내로 사용하고 있고, 이 때문에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업계에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후불제 의전업체들의 주장처럼 상조업체의 도산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후불제 의전업체의 경우 단지 법망의 사각지대에 있어 피해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며, 이러한 상조업계에 대한 마녀사냥식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업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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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21 [17:46]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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