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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건립 둘러싼 님비현상, 언제까지 계속 되나
상조업계, 고품격 장례문화 공간으로 이미지 탈피 노력
 
신범수 기자   기사입력  2020/03/11 [13:36]


장례문화 발전을 위해 업계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례 관련 시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관련법이 개정되며 시설이 현대화 되고, 프리미엄을 표방한 장례식장이 등장하면서 단순 장례식장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음에도 현재 전국의 각 시·도에서는 장례식장 건립을 반대하는 시위와 각종 법적 분쟁이 줄을 잇고 있다.

 

부안군, 장례식장 건립 신청 하자 주민 ‘결사반대’

 

부안읍 연곡리에 장례식장을 건립하겠다는 신청이 접수되면서 마을 주민들이 반대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탄원서에 서명을 받아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건립 저지 행동에 나섰다. 장례식장이 예정된 곳은 부안동초등학교를 넘어 구 부안장례식장을 지나 회전교차로에서 폐차장 방면 쪽으로 20여 미터 지난 곳이다. 현재는 논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사업 신청자인 장 씨가 지난해 7월 매수를 마무리 했다. 이후 장 씨는 지난 1011일 장례식장 건립 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신청단계에 그치지만 주민들은 기존의 부안장례식장을 옆에 놔두고 또 다른 장례식장 허가를 운운하는 것은 이 지역 주민의 주거환경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을 내놓고 있다. 또한 이곳으로 가기 위한 도로가 모두 편도 1차선으로 되어 있어 장례식장이 개설될 경우 극심한 교통 혼잡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나 부안여고 삼거리에서 석동산 방면으로 가는 낮은 언덕길은 인도가 없을 정도로 좁고 급회전 구간이라 평소에도 사고의 위험이 있어 왔기에 교통량이 늘어난다면 사고 다발지역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석동 마을에는 일반 농산어촌개발사업 마을 만들기 경관 조성사업이 진행 중에 있어 환경과 주거여건을 중시하는 사업의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대투쟁위원회는 이 같은 사실을 알려 약 500여명의 군민으로부터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부안군에 제출해 장례식장 반대의지를 분명히 했다. 신청자 장 씨가 부지를 매수하고 인근 주민을 만나면서 장례식장 애기를 감춘 것도 주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장례식장 예정지와 접한 'S' 공업사 관계자는 당초 식품회사를 차리겠다고 찾아와 열심히 잘 해보라는 말까지 했는데 돌연 장례식장을 신청해 화를 참을 수 없었다마당 앞에 장례식장이 들어서는 것을 누가 찬성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주민들의 반대에도 장례식장 신축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청인 장 씨는 장례식장이 많이 생기면 가격적인 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고 고용창출 효과도 있어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을 내세우며 부지 매입도 마쳤고 오랜 시간 생각을 갖고 시작했기 때문에 행정의 절차에 따라 변함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안군은 장례식장이 기피시설도 아닌데다 공공복리에 반하지도 않아 신청에 하자가 없는 이상 적법하게 허가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본 건이 군 계획 심의 대상이라 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10월말까지 7개 관련부서의 검토 의견을 모아 116일 군계획심의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몇몇 부서의 검토가 늦어져 상정을 미룬 상태다.

 

일각에서는 장례문화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간 장례식장의 비용 횡포와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장례를 경제적 논리로만 보는 개인보다는 농협이나 수협 등 다수 조합원을 거느린 협동조합 단위의 장례 사업이 활성 돼야 장례문화가 안정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포항 아파트 입주민들, 인근 장례식장 건립 반대

 

경북 포항에서도 인근 지역에 장례식장 건립에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강력히 반대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대잠동에 위치한 대규모 아파트단지 인근에 A업체가 장례식장 건립을 추진하자 입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포항시 대잠동 인근 아파트주민들은 포항의 관문인 대잠사거리 인근에 단독 장례식장 건립을 반대한다입주민들의 생활권을 보장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A업체가 포항의 관문 역할을 하는 대잠사거리 인근에 전문 장례식장 건립을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다이에 아파트 입주민들은 단독 장례식장 건립에 무조건 반대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잠사거리는 시외버스가 반드시 지나가는 7번 국도의 관문으로 타 도시 관광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이라며 포항의 얼굴인 이곳에 단독 장례식장을 버젓이 건립해 경기침체와 지진으로 가뜩이나 침체된 포항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켜야 하겠느냐고 역설했다.

 

A업체는 대잠동 대잠사거리 인근에 지하 1, 지상 2층 규모의 장례식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16A업체가 신청한 건축허가를 교통 혼잡과 주거환경 저해, 장례식장 포화 등을 들어 반려했다. 이에 A업체는 장례식장 건축 불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아 올해 시에 장례식장 건축허가를 다시 신청했다.

 

하지만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현재까지 장례식장 건립과 관련해 2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모두 재심의하라는 결정을 내린 상태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포항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는 이 기회에 무엇을 얻고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그냥 현재처럼 가족들과 함께 일상 속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 공설 장사시설 설치 나서야

순창군 장사시설 수급계획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 가져

 

위 사례처럼 민간 사업자의 장례식장 건립에는 지역주민과의 심한 갈등이 수반된다. 하지만 반대하는 주민들 또한 장사시설 인프라 구축에는 필요성과 중요성에서 동의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장례식장 설치를 민간에 맡기는 것보다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17일 순창군은 관련 법률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5년마다 수립해야 할 장사시설 지역수급계획과 관련해 연구용역 결과보고회를 가졌다. 군에 따르면 장사 등에 관한 법률외에도 최근 화장률의 지속적인 증가로 말미암아 장사시설의 효율적인 공급과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자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지역수급계획 연구용역을 추진해왔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용역 결과는 순창군민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75%가 앞으로 바람직한 장사정책 방향으로 화장장을 선호했다. 또 유골안치 방법으로는 수목장 등 자연장에 이어 공설봉안시설 등의 순으로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앞으로 순창군의 장사정책 방향은 화장 중심의 공설장사시설(봉안당, 자연장지)이 필요하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도출했다. 이에 군에서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장사시설이 기피시설이 아닌 지역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공동체적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공동묘지 재개발 방안 등 장사시설 수급계획에 맞춰 앞으로 공설장사시설 설치를 위해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모 등을 거쳐 설치장소를 선정하는 등 장사시설 수급계획에 맞는 중장기 계획도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군 측은 밝혔다.

 


장례식장 무조건 반대 이제는 그만해야

상조업계, 장례문화 공간 조성으로 이미지 변신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장례식장이 새로 지어지거나 증축 또는 개축을 할 경우 어김없이 주변 주민들과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장례식장을 혐오시설로 보고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고, 법원에 집행 정지를 신청하거나 관할 지자체에 강력히 항의 하는 등 장례식장 건립을 어렵게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령화 사회를 맞아 장례식장 확충이 필연적인 현 시점에서 장례식장에 대한 지역민들의 저조한 인식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장례식장이 주거지역 또는 도심한복판에 입지해 접근성을 높인 것처럼 우리도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는 장례식장은 삶과 죽음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이다기피시설이나 혐오시설이 아닌 문화, 사회복지, 경제 등 다방면으로 사회의 한축을 담당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상조업계에서는 장례식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주민친화적 시설로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장례식장 주변 지역 주민과의 마찰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추모공원형태의 장례식장을 늘려 나감으로써 기존 장례식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어두운 분위기를 지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프리드라이프에서 오픈한 쉴낙원장례식장의 경우 기존의 어두운 이미지에서 벗어나는데 주력했다.

 

협소하고 노후화 되었던 기존시설을 빛과 음악이 흐르는 아름다운 문화공간이자, 현대식 설비를 갖춘 프리미엄 장례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장례박물관과 장례용품 전시실, 장례관련 체험이 가능한 교육공간 등 다채로운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다양한 전통 장례 유물을 전시한 장례문화박물관은 청소년 및 지역 주민들에게 훌륭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업계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장례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체육공원 등 주민 편의시설 설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또한 장례식장의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장례식장의 이미지를 문화적 안식처로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장례식장은 종합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시설이다, “장례식장을 주민 친화적, 사회친화적인 시설로 인식하고,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장례식장은 혐오시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죽음을 도외시하는 사회분위기에 대해 복수의 업계 종사자들은 이제 막 장례문화가 걸음마를 시작한 시점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점진적인 인식 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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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11 [13:36]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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