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소식 > 기획ㆍ특집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규제 사각지대 후불제 의전업체, 대책 마련 시급
교직원공제회 자회사 사칭에 과장·허위 광고 난무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19/12/04 [09:18]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틈 타 후불제 의전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회나 언론 매체 등이 기존 상조업체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이어가는 풍토 속에서 후불제 의전업체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상조업계를 비방하는 무분별한 마케팅에 한창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를 넘어 유명 상조업체의 마케팅을 마구잡이로 베끼거나 공정위가 운영하는 내상조 그대로를 그대로 흉내 낸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후불제 의전 업체는 지난 2010년 할부거래법에 상조시장이 포섭된 후 차츰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 1월 자본금 증자 완료 이후에는 100여 곳이 넘게 운영되고 있다. 이는 상당수의 후불제 의전업체의 모태가 본래 상조업체에서 출발했음을 시사하며, 할부거래법 개정을 통한 규제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법의 사각지대를 찾아 시장을 이탈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자본금 증자를 마친 상조업체와 비교해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상황이며, 소비자 피해가 일어나더라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전무하다.

 

그러나 이처럼 명확한 차이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기존 상조업계에 대한 불신 풍토, 각종 미디어의 무분별한 마녀사냥에 힘입어 후불제 의전업체가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후불제 의전업체에 대한 호의적인 시각이 생겨나자 최근 한 업체는 아예 사실과 무관한 내용까지 더해가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후불제 의전업체 라이프체인지상조‘3일 무료장례코치와 같은 상조업체의 강점과 캐치프레이즈를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면서 얌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1등 상조’, ‘교직원공제회 자회사를 사칭하기까지 이르며, 소비자 혼란을 초래하고 있으며, 거짓을 유포하면서 고객을 유치한데 대해 아무런 조치조차 이뤄지지 않아 더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실제 교직원공제회의 자회사인 예다함 측은 즉각 해당 업체에 문의했으나 그런 사실이 없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내용의 홍보 기사를 게재한 보도 매체 역시 작성 기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라이프체인지상조 관계자는 본지 취재에서 교직원공제회라고 속이거나 그러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홈페이지에 어느 부분에 그런 내용이 있는지 알려달라며 되레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본지 취재 직후부터 수 일여 간 홈페이지의 메인화면을 비롯한 각종 메뉴들이 간소하게 변경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해당 업체 측이 문제 되는 부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홈페이지 수정 후에는 도리어 해당 업체의 대표이사가 본지 측에 구체적으로 홈페이지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제시해달라는 요구를 해오기도 했다.

 

문제는 자사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블로그, 까페 등을 통해 각종 허위 사실이 이미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간과한 탓인지 아직까지 라이프체인지상조의 얌체 마케팅의 흔적은 숱하고, 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두 얼굴의 후불제 의전업체

 

흥미로운 점은 기존 상조업계에 대한 세간의 비방과 소비자의 불신 풍조를 역으로 이용해 성장해 온 후불제 의전업체가 도리어 상조업체의 마케팅을 베끼는 데에 아무런 주저가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많은 수의 후불제 의전업체들은 두 개의 명함을 갖고 B2BB2C를 병행하고 있는데 B2B 대상이 다름 아닌 상조업체인 경우가 많다. 누적고객이 많은 상조업체의 행사를 대행하며 연명하면서도, 그 이면에서는 도리어 상조산업의 병폐를 비난하며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직영조직을 갖추지 않은 상조업체 여러 곳에서 의전 행사에 대한 불만 접수가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주업체인 후불제 의전업체 태반이 완성도 낮은 행사와 상조상품 패키지 가격 외의 추가비용 청구, 명시된 물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등 전형적인 저질 행사를 치르며 해당 상조업체가 갖고 있던 브랜드 평판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상조시장에 대해 악소문을 퍼트리고 비난을 퍼붓던 후불제 의전업체, 바로 그 자신들이 상조산업의 이미지를 좀 먹는 또 하나의 주체였음을 시사한다.

 


공정위 직권조사로 적극적인 대응 나서야

 

이에 대해 상조업계에서는 최근 후불제 의전업체의 존재에 대해 상조와 다른 개별적인 시장으로서 존중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제대로 된 상품을 제공하는 후불제 의전업체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상조업계에서도 이들 업체들과 상생이 가능한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일부 후불제 의전업체의 도를 넘어선 과도한 마케팅이 시장 전체, 그리고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면서 앞으로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게 현재의 분위기다. 후불제 의전업체들이 이처럼 방향성 없이 마구잡이 식 영업에 혈안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애초에 관리감독이 가능한 방향타를 쥔 선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공정위에서는 11월부터 12월 상조업체에 대한 직권조사를 벌이는 한편, 최근 들어 다양하게 나타나는 상조업체의 거래 형태들이 선불식 할부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회원 가입비라는 명목으로 소액을 미리 받는 등 다양한 거래 형태들이 생겨나고 있어 이러한 형태가 할부거래법을 위반해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측이 설명한 미리 소액의 회원 가입비를 받거나, 혹은 가입비로 받은 대금을 다른 물품을 구매한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 등은 대체로 후불제 의전업체에서 주로 나타나는 영업 행태다.

 


후불제 의전업체, 법적 보호 장치 전무소비자 피해 막아야

 

거래 형태에서도 선불과 후불로 기존 상조업계와 판이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지만 더욱 큰 차이는 후불제 의전업체가 표방하는 상조와 상조산업이 추구하는 상부상조상조와는 전혀 의미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러한 단어의 의미가 갖는 차이는 단순해보이지만 전혀 단순하지 않다.

 

상조업체는 상부상조의 전통을 휴먼 비즈니스로 접목해 많은 비용이 필요한 애경사를 매월 일정금액을 분납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점을 극대화 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향후 10년 혹은 20년 후 물가 상승률까지 고려하면 저렴한 금액으로 상품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메리트가 높다.

 

또한 최근에는 장례와 더불어 웨딩과 크루즈 여행뿐만 아니라 셀 뱅킹, 어학연수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함에 따라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적인 이용이 가능하다. 이는 상조산업이 단순히 장례를 뜻하는 상조(喪弔)’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반면, 후불제 의전업체는 장례 단일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매월 일정금액을 분납하지 않는 대신 아무런 법적 보호 장치가 없다. 또한 단일 상품 마저도 행사 진행 후 추가 금액을 요구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값 싼 품질의 상품을 제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소비자보호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으며 이마저도 대부분 유족이 경황이 없는 틈을 타 발생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해결 가능성이 낮다. 그러면서도 회원 유치를 위해 기존 일부 상조업체의 먹튀 사례 등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켜 상대적으로 저렴한 패키지 가격을 제시하고 있지만 앞선 불만 사례들을 직접 봤을 때 신뢰를 갖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상조업체의 먹튀라 불리는 즉, 폐업 사례의 대부분은 의도하지 않았던 경우가 적지 않다. 태반은 처음 상조업계가 법제화 된 당시 갑작스러운 규제 정책에 적응하지 못해 경영난에 시달리다 끝내 문을 닫은 곳이 대부분이다. 물론 그동안 부도덕한 오너십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를 양산한 과오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불식 할부거래업체의 풍선효과로 막대한 반사이익을 누린 후불제 의전업체들이 더군다나 겉으로는 저렴함을 내세워 안으로는 유족들을 기만하는 등의 행위를 일삼아온 집단에서 이를 지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편, 이러한 후불제 의전업체의 폭주는 올해 완료된 상조업계의 자본금 증자 조치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업체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과도한 홍보 전략으로 실제로 많은 소비자, 혹은 폐업한 업체들의 회원들이 후불제 의전업체의 ‘DB’가 되어 영업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아무쪼록 더 이상 상조에 대한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지기 전에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공정위와 업계 모두가 팔을 걷어붙여야 할 시기인 것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12/04 [09:18]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