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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제재 강화에도 불구, 장례식장 강매행위 여전
장사시설 과징금, 2억원으로 확대했지만···위법 적발 어려워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19/07/05 [09:26]

 

유족에게 각종 장의용품을 강매하다 적발된 장례식장 등 장사시설에 부과되는 과징금 상한액이 현행 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인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장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5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으며 지난 12일부터 전격 시행됐다. 그러나 이러한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부 장례식장에서는 강매행위를 ‘유족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계속적으로 이어가고 있거나 상조회사의 진입을 막는 등 폐해가 여전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장사시설에 대한 업무정지(영업정지) 처분에 갈음한 과징금 부과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위법행위에 적정한 제재가 이뤄지도록 장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과징금 상한액을 인상했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공포돼 12일부터 시행됐다. 대상은 장례식장, 봉안시설, 묘지시설, 자연장지, 화장시설 등이다. 과징금의 산정기준은 전년도 1년간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1일당 과징금 금액’에 업무(영업)정지 일수를 곱하여 산정토록 한다.

 

이주현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과징금의 상한이 높아짐에 따라 장사시설(장례식장) 설치․조성자의 거래명세서 미 발급, 장사용품 구매 강요 등 불공정․불법행위를 방지하고, 장사시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장사법 개정안에 대해 그동안 장례식장의 횡포로 많은 피해를 입은 상조업계에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분위기다. 그간 일부 장례식장에서는 외부음식을 막는 경우는 허다하고, 상이 발생해 출동한 상조회사의 진입 자체를 가로막고, 자사 용품의 구입을 조건으로 한시적으로 출입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행사 진행을 어렵게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러한 장례식장의 횡포로 인한 상조회사와의 갈등은 결국 유족들에게 큰 피해로 돌아갔고,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하면서 상·장례업계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안겨줬다. 상조업계로서는 억울한 피해를 입어도 책임을 물을 곳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장례식장의 요구조건을 수용해 근근히 행사를 진행해 온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과징금액의 상한에 대해 실효성의 여부를 떠나 필요한 조치였다고 반기는 상황이다.

 

다만 이러한 제재 조치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크게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여전히 일부 장례식장에서는 종전의 방식대로 상조회사의 진입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각종 강매행위 등의 횡포에 대해서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이유로 강매가 아니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어 조사나 처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주현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장례식장의 강매 행위에 대해서는 유족이 피해를 느꼈다고 생각하고 제보를 하면, 조사를 실시하는데 현장에서 보더라도 증거가 없으면 적발키 어렵고, 실제로 조사하기 간단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이번 장사법 개정안 이후 시설 운영에 대한 부분이나 여러 불법 행위 조사를 위한 전수조사 등은 시군구 지자체와 함께 진행할 계획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행처럼 자리잡은 악습, 유족 피해사실 인지 못해

 

관련 제재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매행위가 끊이지 않는 또 하나 이유는 무엇보다 ‘유족’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탓도 크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상조업체의 진입을 막는 장례식장에서 행사를 치르려면 장례식장에서 판매하는 상례용품을 구매해줘야 가능한데, 이러한 내막에 대해 우선 유족들이 알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이미 장례식장 안에는 다른 유족들도 동일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피해를 입었다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그러나 장례식장에 진입을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분명한 피해다”며 “가장 많이 구매를 해주는 장례식장 용품이 꽃인데, 상조회사에서 30만원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을 많게는 3배까지 부풀려 강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30만원을 상조회사에서 지원하면 나머지 차액은 유족이 추가로 더 부담하는 것으로서 장례식장에는 수익이 발생하는 반면, 상조회사와 유족에게는 불필요한 비용 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전가되고, 일부 피해를 인지한 유족이 있다하더라도 그 화살은 상조회사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지는 게 다반사다.

 

사실 이번 과징금 상한액의 강화 법안이 시행되기 전부터 강매행위 등의 불법을 제재토록 하는 장사법은 이미 시행된지 오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5년, 장사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을 통해 장례식장이 유족에게 장례용품을 강매해 폭리를 취할 경우 과태료,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장례식장의 위법행위가 개선되지 않자 최근들어 과징금액을 상향해 다시금 제제 수위를 높인 상황이다.

 

 

 

분당제생병원·보훈병원 등 물품 강매 빈번

 

강매행위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으로 많은 상조업계 관계자들은 분당제생병원과 공공기관으로 운영되는 보훈병원·경찰병원을 손에 꼽고 있다. 분당제생병원은 공공기관은 아니나 종교단체에서 운영되는 곳이다.

이 밖에도 여러 대학병원 장례식장,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 등이 수도권에서 상조회사의 진입을 막거나 용품 강매를 통해 한시적으로 출입을 허용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강매되는 물품으로는 대부분 꽃 제단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꽃으로 그치지 않고, 관을 비롯한 여러 초도용품도 강매 용품 대상이 된다. 이들이 꽃 제단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까닭은 장사법 상 금지 조항에서 제외된다는 이유에서다. 장례용품이 포함되지 않으니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에 더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이유로 사실상의 강매를 권유로 포장하면서 교묘하게 법망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장례식장 측의 변처럼 소비자의 선택을 넓힌다고는 하나, 상조회사에서 제공되는 용품을 제외한 자사 상품만 판매대상이 되는 것도 문제다.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만약, 상조회사의 용품도 동일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경우, 장례식장에서는 무작정 진입을 불허하고, 유족들이 장례식 자체를 치르지 못하도록 한다.

 

때문에 장례식장 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상조회사는 결국 다른 장례식장으로 이동해 행사를 치러야 하며, 유족에게 있어 이러한 일은 단순한 ‘불편’이나 ‘번거로움’을 넘어서는 막대한 피해로 다가온다. 그 밖에 일부 장례식장은 상조회사의 출입을 불허하지도, 다른 강매행위도 없지만 꽃 제단의 반입만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 대표적이다.

 

 

상조, 사업자 단체 출범으로 문제제기 적극 나서야

 

과연 강화된 과징금 기준을 통해 장례식장의 영업 풍토가 얼마만큼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법 시행을 알렸음에도 일부 장례식장의 상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횡포나 강매행위는 개선될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상조업을 비롯한 장례식장 관련 현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각종 불법 사례에 대한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하고 있으며 상조보증공제조합 역시 조합사 소비자에게 장례식장 측의 강매행위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염두해, 사전안내 강화와 신속한 상황파악 등을 독려, 지도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일부 장례식장의 강매가 반복되는 행위와 적용 법규의 내용과 한계, 향후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프로젝트를 사업 과제로 검토해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상시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국민권익위원회나 소비자 피해보상 기관인 상조보증공제조합이 전국 각지의 장례식장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폐단을 바로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상조업계에서는 관련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관심 유도를 위해, 또한 사업자의 권익 보호와 억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자 단체의 출범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정부부처가 무관심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장례식장의 횡포에 대한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러 상조업체가 장례식장의 강매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유족의 피해를 걱정해 선뜻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있으며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아닌 단체로서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업자 단체는 현재 흩어져있는 상조업체의 의견을 한데 모아 대변할 수 있는 유일한 단체로서 그 역할이 막중하고, 실제로 다른 산업의 경우에도 대부분 사업자 단체를 통해 여러 현안을 다루고 있다”며 “상조업계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는 현 시점이 사업자 단체 출범의 골든타임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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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05 [09:26]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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