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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엽칼럼] 대리운전기사가 두고간 차 음주상태로 이동하면 면허취소
 
전상엽 변호사   기사입력  2019/06/07 [18:48]

    

최근 들어 음주로 인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음주로 인한 폭행 등 범죄행위시 심신미약 등을 인정되는 판결이 종종 선고되었는데, 근래 들어서는 음주시 범행에 대해 형 경감은 거의 인정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형이 가중되는 분위기이다.

 

특히, 음주운전의 경우, 타인의 재산 또는 신체에 대한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 실제 타인의 재산 또는 신체에 대해 아무런 침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무겁게 처벌하는 분위기이다. 음주운전 3회면 상당수 실형이 선고되는 예가 많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타인의 재산 또는 신체에 침해가 있다면 더더욱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요금시비로 대리운전기사가 집 앞에 세워 두고 가버린 승용차를 음주상태에서 차고까지 운전했다는 이유로 면허취소를 받은 운전자가 제기한 면허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려 면허취소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9구단50055).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원고는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을 불러 집으로 향하던 중 대리운전기사와 요금문제로 다툼이 생기자 대리운전기사가 원고의 집 근처의 주정차금지구역에 차를 두고 가자 이를 차고로 옮기던 중 음주운전 단속에 결려 면허가 취소되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34%로 면허취소수준이었다. 그런데, 원고는 자신의 운전면허취소처분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위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대상으로 면허취소처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행정법상 어쩔 수 없이 위법행위(여기서는 음주운전)를 한 경우에는 ‘회피가능성’이 없다고 법적 책임(면허취소)을 물을 수가 없다. 원고와 처분청간의 다툼은 면허취소정도의 혈중알코올농도의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 것에는 이론이 없으나 과연 원고에게 이른바 회피가능성이 있었는지에 대한 다툼이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증가, 결과의 중대성으로 볼 때 교통사고를 방지할 공익상 필요가 더 크다고 하면서, 원고의 차량이 주차된 장소 등을 고려해볼 때 차량을 긴급히 운행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고, 단속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가 낮지 않았고, 이미 두 차례 음주운전 금지의무 위반이 있어 면허취소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 필요가 크다고 보아 면허취소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재판부는 면허취소처분의 정당성여부는, 즉 회피가능성을 판단함에 있어 ‘차량이 긴급히 피난할 사정에 놓였는지’를 검토하였다. 이어 재판부는 대리기사가 차량을 대로 한복판이나 다른 차량의 통행이 어렵도록 골목길 중간 등에 주차해놓고 떠났을 때 등에서는 긴급피난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긴급 피난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면서 ‘사안의 경우 가족 등 다른 사람을 불러 차량을 이동시키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아주 부득이한 예외상황이 아니고서는 음주운전에 따른 면허취소나 면허정지는 정당하는 것이 판결의 요지이다.

 

위 판결은 1심법원의 판단이기 때문에 항소심이나 대법원에서 판결이 바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 판결에서 보듯이 음주로 인한 어떠한 징계, 처벌 등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점점 예외상항을 인정하지 않는 추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음주운전 자체가 타인의 재산 또는 신체에 직접적인 해를 입힌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어떠한 경우에도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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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07 [18:48]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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