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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기 작가의 사진이 있는 이야기] 봄꽃 예찬, 찬란한 빛깔과 달보드레한 내음으로 봄을 노래하라
 
한남기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기사입력  2019/04/15 [14:47]

    

봄의 유래는 ‘보다’에서 유래 되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에는 주위에 그 만큼 볼 것이 많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으뜸은 봄이 왔음을 제일 먼저 알리는 봄의 전령사인 봄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봄에 피는 꽃들은 풀 꽃 보다 유독 나무 꽃이 훨씬 더 많다. 그럼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산수유나무 꽃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생강나무 꽃 이다. 이른 봄 숲속이나 산기슭에 산수유처럼 노란 꽃이 폈을 경우 그 꽃은 십중팔구 생강나무 꽃이다. 산수유나무보다 생강나무 개체수가 월등히 적어서 인지 생강나무 꽃을 아는 사람은 흔치않다. 그래서 생강나무 꽃을 보고도 꽃을 좀 안다는 이들도 산수유 꽃이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생강나무 꽃이 진하지 않은 은은한 향기와 작은 꽃망울로 그 꽃말처럼 수줍게 봄소식을 전하고 나면 여기저기서 진한 꽃향기 날리며 무리지어 군락으로 그 자태를 뽐내는 봄꽃들이 있다. 그중에 첫 주자가 동백인데 제주도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남쪽 지방에 서식하고 있는 동백나무는 겨울에도 꽃을 피워 엄격히 말하면 봄꽃이라 할 수 없다. 동백이란 명칭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말로 겨울에 꽃을 핀다고 하여 동백(冬柏)이란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다. 겨울에도 개화하는 동백의 절정기는 3월말에서 4월초인데 동백꽃은 여느 꽃처럼 꽃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며 입이 지는 것이 아니라 꽃송이채로 툭 떨어진다. 꽃이 지고 가을이 오면 동백나무에는 밤톨만한 열매가 맺는데 오래전부터 이 열매를 착즙하여 머릿기름으로 사용했으며 요즘에도 화장품, 식용유 등의 원료로도 사용한다. 꽃말이 ‘누구보다 당신을사랑합니다.’로 옛날에는 결혼식장에 가면 붉은색의 종이로 만든 큼직한 동백꽃 장식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수묵화에 자주 등장하는 매화도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매화나무의 올바른 명칭은 매실나무이다. 장미과의 매화나무는 흰색이나 연분홍색의 꽃이 피고 여기에 열리는 열매는 매실이라 하여 식용, 약용 등으로 유용하게 널리 쓰이고 있다. 유독 매화는 그 이름도 많은데 일찍 피면 ‘조매’, 추운 겨울에 피면 ‘동매’, 눈 속에서 피면 ‘설중매’, 밝은 달밤에 피는 ‘월매’, 향기가 난다하여 ‘매향’이라 불렀다. 퇴계 이황은 매화를 형이라 부르며 마당에 있는 매화와 대화할 정도로 매화를 사랑했다.

 

이처럼 예로부터 선비들의 사랑을 받아왔단 매화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은 나무도 많은데 그 대표적인 예가 강릉 오죽헌에 있는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이 가꿨다는 매화나무가 있고 지리산 화엄사의 매화나무, 장성 백양사의 매화나무, 순천 선암사의 매화나무가 천연기념물이다. 매화(梅花)라는 이름에도 숨은 뜻이 있는데 ‘梅’자는 나무 木자에 어미 母자가 합쳐진 글자로 ‘어머니의 나무’를 의미한다. 그 이유는 옛 부터 임신한 여성이 입덧을 하면 신 맛이 나는 매실을 많이 찾았는데 그래서 매화는 어머니가 되게 하는 나무라고 여겼다.

 

시기적으로 매화 다음에 피는 꽃이 산수유나무꽃이다. 산수유는 노란 병아리 색 꽃이 지고 가을이 되면 황홀할 만큼 붉은 산수유 열매가 탐스럽게 가지마다 가득 열린다. 이 열매는 술과 차뿐 아니라 한약재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국내 생산량의 70%가 전라남도 구례에서 생산된다. 산수유 열매는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신정과 신기의 보강, 그리고 수렴의 효능이 있다고 하였으며 두통, 이명, 월경과다 증상에 약재로 쓰인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산수유는 식은땀이 나거나 밤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야뇨증을 개선하는 민간요법으로도 사용되었다. 산수유에는 타닌과 사포닌, 코르닌이 들어있어 미백에 도움이 되며 항산화 작용으로 신체가 빠르게 노화가 진행되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사포닌은 혈당을 낮추어주는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며 간질환 회복에 좋으며 코르닌 성분은 50대 전후로 나타날 수 있는 갱년기 증상을 완화해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봄’하면 생각나는 꽃은 벚꽃이다. 벚꽃은 봄꽃 축제의 대명사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벚꽃의 향연을 만끽한다. 서양에서도 체리 블로썸(Cherry blossom)이라 하여 봄날의 벚꽃 축제를 즐긴다.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평년보다 빠를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릉과 한반도 남부권의 경우 3월말부터, 경기도 및 서울 등의 중부권의 경우에는 4월초부터 벚꽃이 개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3월 22일 제주를 시작으로 점차 북상해 서울은 오는 4월 5일에 꽃망울을 터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벚꽃은 일본의 국화이고 그 원산지도 일본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모두 틀린 말이다. 일본에는 국화가 없고 팔만대장경 목판 중 60%이상이 벚나무로 만들어 진 사실로 보아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벚나무가 많았다는 것을 추측 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일본은 이를 인정 안하고 자국이 벚나무의 원산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러 정황으로 보아 우리나라가 벚나무의 원산지임이 틀림없다. 현재 제주에는 200여 그루의 자생 왕벚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대 규모로 펼쳐지는 벚꽃 축제는 ‘진해 군항제’인데 이때는 평소 출입이 통제된 해군사관학교 지역 까지 둘러볼 수 있다. 진해 군항제는 4월 1일~10일까지 계속 된다. 강릉 ‘경포대 벚꽃축제’는 4월 6일~12일에 열리는데 경포대에 위치한 벚나무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이 심은 것으로 그 중에서도 수령이 100년이 넘은 10여 그루의 나이 많은 벚나무의 모습은 실로 장관을 연출한다. 또한 벚꽃과 어우러진 경포호의 한 밤의 풍광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해마다 봄이 오면 수많은 꽃들은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와 자연의 생명을 태동하는 봄을 노래한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오염도를 알리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지만 일본은 봄이 되면 꽃가루 지수를 예보한다. 일본 인구의 3분의1인 3300만명 가량이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한다는 통계도 있다. 나는 매년 봄이 되면 라일락꽃 향기 흩날리던 내 젊은 날의 교정을 추억한다. 이제 봄비 그치고 파란하늘이 내려앉으면 봄바람 솔솔 부는 밖으로 나가 따뜻한 햇살 속에 비타민D도 광합성 하며 봄날을 노래하는 일탈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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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15 [14:47]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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