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상조업은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10년 9월 18일부터 시행한 할부거래법에 의해 소비자피해보장계약을 체결해야하고, 시도로부터 선불식할부거래업을 등록해야만하며, 자본금 3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마련해 가면서 서서히 ‘업종’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그러나 할부거래법은 상조회사를 규제하는 방편으로 만들어졌지만 아직 상조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에 비해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 일본의 경우 1972년부터 할부판매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복사하듯이 가져와 할부거래법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법은 현실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법에 규정되지 않은 별도의 사안에 대해서는 관리·감독할 수 있는 자율적 기구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것이 모든 상조회사들이 바라는 사단법인이다. 사단법인이 만들어지면 현재 할부거래법에서 다루지 못하는 다음 사항에 대해 규율이 가능해진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 역무보증 즉 행사서비스 보증이다.
이와 관련 일본에서는 사단법인 전일본관혼상제호조협회(전호협)에서 안심네트워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까닭은 이렇다. 섬나라인 일본은 태풍, 지진, 폭우와 같은 천재지변으로 장례식이 발생하더라도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조회사들은 전호협에 일정금액을 예치하면서 역무보증을 하게 된다. 이러한 문화는 일본의 기후, 지리적 조건으로 보면 필요성이 당연히 인식되어 조기에 정착됐다.
회사의 도산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금전적 손해는 상조이행보증이, 역무(서비스)는 전호협이 상조회사를 대신하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는 금전적 보장과 서비스 보장을 동시에 받을 수 있어 보호기능이 강하다. 따라서 사단법인이 만들어지면 상호업체간 서비스이행보증을 의무화하고, 이에 필요한 업무를 공정위로부터 위임 받은 사단법인이 수행하면서 소비자가 안심하고 상조를 이용할 있는 체계의 구축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는 판매원의 자격증 제도다. 현재 상조시장은 할부거래법, 방문판매법, 약관법 등에 규율을 받고 있으나 판매원에 대한 정규적인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에이 따라 법의 무지로 인한 업무 수행의 오류, 무리한 고객확보 등으로 회사의 부담이 증가되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본인이 유치한 고객을 이 회사 저 회사 옮겨 다니며 영업을 함으로 회사와 고객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취약한 구조도 가지고 있다. 이때 상조설계사를 사단법인에서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고,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이 설계사로 활동한다고 하면 각종 법률에 의해 정확한 계약행위가 이루어지고, 회사의 고지사항이 정확히 전달됨으로 고객이 해약하는 비율이 낮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떠돌이 판매원들은 사단법인에서 본인의 잘못에 따라 자격을 정지하거나 취소하면 업체의 안전성이 증가되고, 상조설계사들이 안정적으로 수수료를 지급받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세 번째는 상조회사의 약관심사다. 상조회사 표준약관이 제정된 이후 대부분의 상조회사들이 약관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표준약관은 소비자와 상조회사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업무에 대한 내용일 뿐 회사가 고유하게 가진 부문에 대한 조건을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 사단법인에서는 공정위로부터 위임 받은 자가 약관을 심사하고 승인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소비자의 불만과 피해를 줄여 줄 수 있다.
네 번째는 판매되는 상품의 심사가 가능하다. 공제조합의 공제규정, 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해 수당의 최고액은 이미 규율되고 있지만, 과다한 서비스의 제공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예방책은 없다.
상조회사는 선불식할부거래업을 운영하면서 가정의례행사를 일괄도급 받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상품금액의 대부분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접경비가 차지하고 일부는 모집수당과 일반관리비로 나누어 구성된다. 판매하는 상품의 모집수당과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심사를 통해 판매 승인을 득한 상품에 대해서만 판매를 허용함으로 과다한 금액이 지출되는 것을 예방하고, 상조회사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도록 한다.
다섯 번째는 업계의 자율적인 관리감독 강화로 자정하는 노력이다.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상조회사가 의무적으로 가입하면 내부 규정 및 지침을 마련하여 상조회사를 자체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위반의 경중에 따라 영업 제한을 하는 등의 처벌을 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상조회사들은 외부의 규제없이 자율적으로 시장정화에 앞장서게 된다. 사단법인이 설립되면 자율적 시장정화를 통해 대외적인 신뢰성이 향상되며, 소비자가 믿고 가입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상으로 사단법인 설립의 필연성과 필요성을 열거해봤다. 소비자의 인식도 증가, 기업의 합법성은 지식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트렌드가 됐다. 이에 따라 상조회사들도 똑똑한 소비자, 더 좋은 것을 요구하는 소비자, 시대에 대응키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노력이 사회전반적인 효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법률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단법인을 설립한 후 일본과 같이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러면 상조업이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기업,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길이 열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