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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예정 소비자, 후불제 의전 등 변종영업 주의해야
업계 혼란 틈타 법망 벗어나 운영···끼워팔기·물품강매 등 물의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19/03/08 [09:06]

 

 

개정 할부거래법 시행에 따른 상조업계의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후불제 의전 등 변종영업이 성행하면서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상조업계는 지난 1월 25일 설립 자본금 요건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강화되면서 대거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 8일 기준 전체 119개 업체 중 85개사가 자본금 요건을 갖추고 재등록을 마쳤지만, 문제는 나머지 업체들의 행보다. 자본금 요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은 예정대로 직권말소를 통해 그대로 폐업하는 곳도 있고, 또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정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시장의 정리를 틈 타 폐업 예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후불제 의전업체의 무분별한 영업 행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본금 증액에 실패한 일부 상조업체마저 최근 후불제 의전업체로 선회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최근 상조업계 자본금 증자 현황을 발표하면서 피해 예상 소비자 규모가 약 2만 2000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8년 추산한 170만 명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로 전체 상조 가입자 540만 명의 약 0.4%에 불과하다.

 

또한, 자본금 요건을 갖추고 등록을 마친 업체의 선수금 규모가 업계 전체의 99%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무부서인 공정위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우려했던 ‘상조 대란’은 없다고 공언했다.

 

또한 공정위는 이번 자본금 상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의 소비자 2만 2000명에 대해서도 현물보상을 골자로 한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의 확대 등을 통해 피해를 원천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상조 그대로’와 같은 대안 서비스 이용은 공정위를 비롯해 소비자피해보상기관인 한국상조공제조합과 상조보증공제조합을 통해서도 가능하며 각 대안 서비스 별로 재무안정성 등의 각종 심사를 거쳐 선정된 상조업체가 행사를 대행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본금 미충족 업체 소비자의 피해 최소화를 위하여 내상조 그대로 등 대체서비스 이용 방법을 적극 홍보할 것이다”며 “자본금 미충족 업체 등록 말소 등 차질 없는 법 집행을 위하여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후불제 의전, 저가상품 판매하며 추가 비용 청구···피해 사실, 호소할 길 없어

 

각계에서 예상한 것보다 많은 상조업체가 자본금 증자를 완료하면서 최근까지 이렇다 할 잡음은 들리지 않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자본금 미충족으로 인해 등록이 말소된 영세·부실 상조업체의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영세·부실 상조업체의 다수가 폐업한 이후에도 할부거래법 규제를 받지 않는 후불제 의전업체로 영업방식을 바꿔 여전히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이러한 후불제 의전업체의 창궐은 지난 2010년 할부거래법 개정으로 상조산업이 처음 제도권에 포섭된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당시 할부거래법 개정을 통해 상조업계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피해보상보험기관 가입과 총 선수금의 50%를 금융기관이나 공제조합 등에 보전하도록 의무화됐다. 다만 일거에 50%의 선수금을 보전조치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판단해 해마다 10%씩 상향토록 했다. 때문에 첫 해에는 대부분 업체가 선수금 보전조치를 완료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듬해부터 영세·부실 업체의 폐업이 본격화됐다. 특히 같은 시기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을 적용한 표준약관 개정과 후원방문판매 신설에 따른 개정 방문판매법의 이중규제까지 겹치면서 상조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됐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규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그간 ‘문제 업종’이라는 인식과 더불어 언론·국회 등의 공격이 계속됐고, 공정위는 규제일변도 정책 노선을 바꾸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까지 200여 곳 이상의 상조업체가 문을 닫았다.

 

문제는 규제의 부담으로 인해 당시 많은 상조업체들이 후불제 의전업체로 선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상조업체 설립 자본금 요건을 급격히 강화하면서 후불제 의전업체의 수가 현재 기존 상조업체의 수를 압도할 수준으로 불어났다는 것이다. 현재 한 포털 사이트 등록된 후불제 의전업체의 수만 하더라도 60곳이 존재하며, 그 밖에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업체까지 더하면 정상적으로 시·도에 등록된 상조업체의 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후불제 의전업체, 소비자 기만 판매···보호 장치 없어

 

후불제 의전업체, 단순히는 장례상품을 선불이 아닌 후불로 판매하는 업체를 뜻한다. 물론 존재하는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이미 의전업체를 오래 운영한 전문가 집단도 다수 존재하는 만큼 서비스 측면에서도 특별히 논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러 후불제 의전업체에서 자행되고 있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영업 행태에 있다. 우선 할부거래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서 후불제 의전업체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도 불안요소가 된다. 이들의 대부분은 본래 상조업체를 운영하다가 경영 악화로 인해 선수금 보전조치를 이행하지 못하는 등 자금난을 겪고 폐업한 사례가 많은 탓에 건실한 재무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후불제 의전업체의 가장 큰 취약점은 할부거래법과 방문판매법의 규제를 받고 있는 상조업체와 달리 아무런 제재 근거가 없다는 데 있다. 물론 장례산업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관리·감독이 이뤄지지만, 후불제 의전업체의 경우 상조회원의 유치와 유사한 영업 환경을 갖고 있는데다 암암리에 행해지는 홍보관 영업이 주를 이뤘던 탓에 단속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이들은 상품가입 시 별도의 계약금을 받지 않는 대신, 계약의 일환으로 검증되지 않은 고가의 수의 등을 판매해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적지 않다.

 

이와 더불어 기존 상조회사의 상품 구성보다 저렴하다고 광고하면서, 소비자가 행사를 이용할 시에는 패키지에 없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과도한 추가 요금을 발생시켜 논란이 되고 있으며, 추가 요금이 없다하더라도 지나치게 저가의 상품을 판매하는 등 장례산업의 질을 훼손시키고 있다.

 

후불제 의전업체가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만큼, 홍보 방식도 문제다. 기존 상조회사들을 비방하는 인터넷 광고를 게재하는가 하면 상조업계 부실화에 대한 유언비어까지 퍼트리며 공격적인 회원 유치 마케팅으로 물의가 되기도 했다.

 

시장 구조조정 틈 타 성행하며 질서 교란

후불제 의전업체 유사 대안서비스까지 등장···주의 필요

 

무엇보다 큰 문제는 후불제 의전업체의 막무가내식 판매 행위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후불제 의전업체의 입김은 이번 상조업계의 자본금 증자 조치에 힘입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기존 후불제 의전업체의 가입 채널이 홍보관이 대표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자본금 증자 조치 이후, 폐업 예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몇몇 후불제 의전업체에서는 ‘내상조 그대로’ 등의 대안 서비스를 모방한 유사 대안 상품까지 만들어 판매하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운용되는 상조업계 대안 서비스는 현재 양 상조공제조합에서 운용 중인 ‘안심 서비스(한국상조공제조합)’와 ‘장례이행보증제(상조보증공제조합)’, 공정위가 운용하는 ‘내상조 그대로’ 단 3곳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후불제 의전업체에서는 이러한 대안 서비스를 모방한 유사 상품을 판매하며 직권말소와 폐업을 앞둔 소비자의 가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의 유사 상품을 살펴보면, 대체로 피해 보상금을 납입할 필요가 없고, 행사 제공 후 잔금 발생 시 납입을 조건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기존 후불제 의전업체의 상품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

 

때문에 이러한 유사 대안 서비스의 경우, 공정위나 공제조합에서 운영하는 대안서비스의 성격과 전혀 무관하게 운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기존의 후불제 의전업체로 인한 소비자 피해 사례를 감안하면 피해의 구제는커녕 도리어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상품으로 다룰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이들 업체가 공제조합이나 공정위가 운용하는 공식 기관을 벗어나 운영된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현재 대안 서비스와 관련해 안심 서비스 제공업체로는 금강문화허브, 모던종합상조, 보람상조개발, 제이케이, 더리본, 한강라이프, 한라상조, 현대에스라이프 등 8개사가 제공하고 있으며, 장례이행보증제는 대명스테이션, 더피플라이프, 부모사랑, 한효라이프, 효원상조 5개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상조 그대로’는 경우라이프, 교원라이프, 라이프온, 좋은라이프, 프리드라이프, 휴먼라이프 6개 업체가 제공하며, 이러한 대안 서비스 제공업체 선정은 재무건전성을 비롯한 각종 기준과 심사를 거쳐 선별하면서 피해보상 대행업체로서의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다.

 

반면, 후불제 의전업체의 경우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할부거래법 등의 규제를 벗어나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어 안정성이 불투명하고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는 어떠한 척도도 갖고 있지 않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지난 25일 자본금 증자 조치 이후 영세업체의 폐업 러시가 밀려들 것을 틈타 후불제 의전업체의 마케팅이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며 “대안 서비스를 흉내낸 후불상품도 등장하고 있는 만큼 이미 업체의 폐업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또 다시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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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08 [09:06]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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