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국회의원이 사립유치원의 보조금 부당사용을 발표하면서 사립유치원 및 어린이집의 도덕적 해이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유치원 및 어린이집은 특수활동운영을 하면서 원생들에게 특수활동비를 청구하여 받고 있는데, 특수활동비의 기준이 없어 유치원 및 어린이집이 그 금액을 임의로 정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유치원 및 어린이집은 특수활동비를 계좌나 카드가 아닌 반드시 현금으로 납부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아이들을 볼모로 해 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얼마 전 대법원 형사 3부는 영유아보육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A씨에게 영유아보육법 위반만을 인정하고 업무상 횡령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대해 업무상 횡령 부분에 대해서도 유죄 취지로 제주지방법원으로 파기환송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갑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장인 A씨는 특별활동 운영업체와 짜고 원생특별활동비를 부풀려 결제한 다음 이 가운데 일부를 A씨의 처 계좌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128회에 걸쳐 3600여만원을 A씨의 처 계좌로 입금받았다.

특별활동비 과다책정은 위법

위 사건에 대해 1심과 2심판결이 결론을 달리하였다. 1심은 A씨에 대해 업무상횡령이 성립한다고 보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으나, 2심은 갑 사회복지법인이 특별활동비에 대해 별도의 처분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가 업체로부터 일부를 돌려받았다고 해도 갑 사회복지법인 소유의 특별 활동비를 횡령한다는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법원은 ‘타인을 위해 금전 등을 보관·관리하는 자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정한 금액보다 과다하게 부풀린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기로 제3자와 사전에 약정하고 그에 따라 과다 지급된 대금 중의 일부를 제3자로부터 되돌려 받는 행위는 그 타인에 대한 관계에서 과다하게 부풀려 지급된 대금 상당액을 횡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어린이집 원장인 A씨는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금전을 보관관리하는 자에 해당함을 명시하였고, 특별활동비의 경우 갑 사회복지법인의 소유가 되고 갑 사회복지법인이 처분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A씨가 과다하게 부풀려 특별활동 운영계약을 체결한 후 특별활동비 중 일부를 돌려받았다면 갑 사회복지법인 소유의 특별활동비를 횡령한다는 고의 및 블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아야 함을 명시하였다.

위 판결은 법리적으로는 업무상 횡령의 주체, 피해자 등에 대해 논의가 있을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보인다. 특히, 다수의 유치원 및 어린이집의 수익이 특별활동비에 기대고 있고, 원생들의 부모입장에서는 특별활동비의 적정성에 대해 의구심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본 판결은 특별활동비의 과다책정 후 개인적 유용이 형사처벌 대상임을 명시하였다.

더 나아가, 본 판결은 유치원 및 어린이집 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도 공사대금 이나 용역대금 등을 부풀려 지급한 후, 대표 등이 업체로부터 현금 등을 수령하는 행위도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