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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장례식장 잇단 횡포에 멍드는 상조업계…철저한 조사 필요
물품 강매에 상조회원 회유까지 도 넘은 배짱영업 문제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18/10/05 [09:35]

    

일부 장례식장의 강매행위와 상조회원에 대한 무분별한 영업으로 인해 상조회사를 비롯해 소비자 피해가 문제되고 있다. 장례식장과 상조회사 간 이권 다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상조회사가 처음 생겨났을 당시부터 장례식장은 상조업을 인정하지 않았고, 수익을 앗아가는 경쟁대상으로만 인식해왔다. 상조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소비자로부터 필요성을 인정받기 시작한 때에는 상조회사를 막무가내로 배척하는 일은 줄었다. 그러나 상조에 가입한 회원을 대상으로 영업행위를 하거나, 상조회사에게 자사 물품의 구매를 강요하고, 이를 불응하면 행사 진행을 못하게 막는 등 아직도 적지 않은 마찰로 상조회사는 물론 애꿎은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장례식장에서 행해지는 강매행위는 법으로 금지돼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럿 장례식장에서는 강요가 아닌 선택이라는 명목으로 소비자에게 물품을 판매하면서 상조회사 등 외부에서 들여오는 물품을 대부분 차단하고 있는 현실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상 ‘장례용품의 구매 또는 사용을 강요하는 것’을 장례식장 영업자의 금지행위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법망을 벗어나 교묘히 일어나고 있으며, 때문에 정확한 실태 조사 등의 활동이 아니면 적발해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장례식장의 횡포로 인해 상조회사와 소비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고 있을까. 이와 관련, 복수의 상조업체 관계자들은 “장례식장 측에서 꽃 제단의 강매는 거의 필수적으로 자행되는 부분이고, 이밖에도 관 등의 각종 장례 용품도 여러 곳에서 판매를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상조회사가 해당 장례식장에서 의전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게 하는 등 배짱영업이 가장 큰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그로 인해 행사를 치르지 못하게 되는 소비자는 다른 장례식장을 가거나, 상조회사 대신 장례식장이 제시하는 의전상품에 재가입해야 하는 수고가 발생한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장례식장과 상조회사 모두 한통속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이러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해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소비자 인터뷰를 중점으로 진행된 당시 보도에서는 이 같은 장례식장 측의 횡포를 마치 상조회사 간의 아귀다툼인 것처럼 호도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분당제생병원·화성장례식장 등 서울·경기 병원장례식장

꽃 제단 강요, 회원 회유 등 빈번히 일어나

 

이에 본지에서는 상위 상조업체(20곳)를 대상으로 장례 행사 건수가 많이 발생하는 서울·경기권 주요 장례식장에 대한 여론과 구체적 피해 사례를 지난 5월에 이어 9월 보충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상조회사의 진입을 차단하는 장례식장으로 먼저 서울의 경우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 인제대학교 백병원장례식장,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중앙보훈병원 장레식장이 각 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출입을 불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경기권에서는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 신갈기흥 장례식장, 베스티앙부천장례식장, 원당 장례식장, 분당제생병원 장례식장, 화성장례식장, 용인장례식장 등이 일부 업체의 진입을 차단하고 있었다. 각 장례식장 별로 차이는 있으나 분당제생병원 장례식장이 20곳 가운데 총 9곳의 출입을 막아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이어 화성장례식장이 4건으로 조사됐으며, 베스티앙부천장례식장이 3건으로 뒤를 이었다.

 

강매행위는 위 12곳 장례식장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조사한 상조업체별로 출입을 금하는 장례식장이 달리 나타는 것은 장례식장 측의 강매를 얼마만큼 상조업체에서 수긍하는 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강매 물품으로는 관을 비롯한 초도용품과 꽃 제단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일부 장례식장에서는 “장례식장의 용품 사용은 강요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면서, 단지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제공 할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또 “꽃 제단은 장례 용품에 포함되지 않으니 장사법 상의 금지 조항에서도 제외된다”며 장례식장에서 꽃 제단을 정해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소비자가 어떤 꽃 제단을 이용하는 것을 두고 선택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택지를 넓히는 차원이라면 상조회사의 꽃 제단도 반입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분당제생병원 장례식장을 비롯한 여러 장례식장에서는 상조회사가 장례식장의 꽃 제단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애초에 행사진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선택은커녕, 장례식장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강제조항인 셈이다. 이를 거부할 경우 그 피해는 상조회사를 넘어, 소비자에게까지 전가되며 결국 상·장례업계 모두에 대한 불신으로 비화된다.

 

때문에 현재 많은 상조업체들은 꽃 제단의 경우 장례식장과 협업이라는 명목으로 일종의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꽃 제단을 들이지 못하는 장례식장에 가게 되는 경우에는 제단 지원금을 일부 유족에게 지급하는 형태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상조회사의 출입이 가능하고, 다른 용품의 강매행위도 없지만 꽃 제단의 반입이 불가한 장례식장으로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서울성모병원 등이 유명하다. 또, 인천 길병원, 신갈 기흥장례식장의 경우에는 꽃 제단을 비롯해 차량까지도 반입이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촌한림대학병원 장례식장, 보훈병원장례식장…자사 상품 거부 시 상조회사 출입 차단 심각

 

그런가하면 분당제생병원과 같이 여럿 상조업체의 출입 자체를 차단하는 곳으로는 평촌한림대학병원 장례식장과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이 특히 악명이 높다. 최근 사례에 따르면 한 상조회사 회원이 세상을 떠나 유족들은 고인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평촌한림대학병원 장례식장을 이용하려 했지만 행사를 거부당했다. 이에 유족 A씨는 상조회사에 항의 했으나 상조회사 측 직원 또한 당혹감을 내비치며 제대로 사태를 해결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 후 장례지도사의 안내로 주변의 다른 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러야 했다.

 

또 다른 상조회원 B씨는 아버지의 상을 두고 A씨와 유사한 일을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서 경험했다. 처음에는 장례식장 측에서 행사를 거부해 다른 병원 장례식장에서 상을 치를 뻔 했던 B씨는 기존에 가입한 상조상품대신,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의 용품으로 장례를 치른다는 계약을 하고 나서야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후 상조회사에는 환불을 요청했고, 상조회사 측에서는 민원의 해소를 위해 약관보다 많은 100% 환급금을 지급해야 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고인의 죽음 앞에 어쩔줄 모를 유족들은 물론이고, 행사를 책임지기로 한 상조회사 직원까지 모두 적지 않은 피해를 입는다. 그러나 언론이나 정부기관에서는 이런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고, 단순히 병원과 상조회사 간의 알력에 의한 소비자 피해만 조명하는 현실이다.

 

상조회사의 진입 차단도 적지 않은 문제거리지만 상조회사의 회원을 뺏어가는 장례식장의 얌체 영업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과 마찬가지로 베스티앙 부천장례식장, 원당장례식장, 분당제생병원장례식장, 화성장례식장 등에서는 물품의 강매뿐만 아니라 아예 상조상품에 가입된 회원을 자사 상품을 이용하게끔 종용한다. 이 역시도 꽃 제단 상술과 마찬가지로 선택의 다양성을 명목으로 행해지고 있지만, 유족이 상조상품 이용을 고수할 경우 결국 다른 병원으로 가야하는 불상사를 야기한다.

 

특히 이들은 상조회원을 회유하는 과정에서 상조상품 대비 장례식장의 의전상품이 훨씬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향후 추가비용청구 등을 계산하면 제대로 확인할 길은 없다. 물론 저렴한 가격과 질 높은 상품을 제공하는 장례식장도 존재한다. 상조회사도

그런 곳이 많다. 그러나 상조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문전박대는 명백히 잘못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가격과 관련해서는 장례식장의 게시 가격과 장사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가격이 불일치한 사례도 적지 않은 상황이며, 장사정보시스템 또한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로서는 정보의 비대칭이 일어난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한국소비자원이 50개 장례식장을 조사한 결과 장례식장의 시설 임대료나 장례용품별 가격 표시율은 대체로양호했지만 식사·음료의 가격 표시율은 66%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또, 장례식장 이용과 관련한 소비자상담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의 5년 동안 총 230건 가운데 가격이 과다하다는 불만이 5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계약불이행(서비스 불만)이 18.3%였고, 부당행위가 10.4%, 외부 물품 반입 금지가 4.8%, 분실 피해에 대한 배상 요청이 4.4%, 그 밖에 기타 7.8% 등으로 조사됐다. 기타 상담으로는 영수증 발급 요청, 현금으로만 결제 요청, 약관 문의 등에 대한 미흡한 대처가 목록에 올랐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수익 보전을 위해 알력을 부릴 때가 아니라 근본적인 서비스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국민권익위원회, 장례관련 실태 파악…민원접수되면 조사

 

장례식장의 횡포로 인해 상·장례산업 모두의 이미지가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이러한 장례관련 고충들을 인지하고, 상조업을 비롯해 장례식장 관련 현안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장례 서비스 진행에 있어 상조회사와 장례식장 간의 갈등 사례 파악 등을 위한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자리에는 프리드라이프, 좋은라이프 등 다수의 상조업체 대표들과 공정거래위원회 할부거래과 사무관이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간담회를 기점으로 상조업계에서는 앞으로 장례식장 측의 강매 행위가 근절될 수 있는 실태 조사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노동민원과는 지난 9월 10일, 상조업체 폐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각 공제조합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안 서비스’의 편의 강화와 소비자 홍보를 공정위에 권고했으며, 27일에는 사회제도개선과에서 무연고사망자의 장례를 위한 유류예금 인출 방안을 마련하도록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에 권고하는 등 6월 간담회 이후 지속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용 권익위 복지노동민원과 사무관은 “이러한 장례식장과 갈등에 대한 내용은 간담회를 통해 알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태 조사 계획은 아직 없지만, 장례식장 횡포로 인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나 기업 및 단체가 민원을 신청하면 피해 유형에 따라 공정위에서 조사할 수도 있고, 권익위가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는 과거에 장례식장 실태조사를 통해 강매 등의 부당행위를 저지른 장례식장을 처벌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하는 등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당시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장례식장 관련 민원 108건 중 물품 강매 등에 대한 민원이 상당수를 차지했으며, 유족들의 불만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어,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이미 상당부분 인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장례식장과 상조회사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적정한 수준이라면 괜찮다고 볼수도 있지만 회원 회유나 진입 차단과 같은 극단적인 일부 장례식장의 행태는 산업을 오히려 망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상조회사와 갈등의 골이 계속될수록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으며 국민권익위원회나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다양한 정부부처에 이러한 실태를 알려 산업에 긍정적인 발전을 유도할 수 있도록 업계의 의견 제시 등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18/10/05 [09:35]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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