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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엽 칼럼/ 과거 양육비 상속대상으로 보려면 재산상 채무여야
전상엽 법무법인 원진 변호사 기사입력  2018/08/24 [10:15]

 

우리나라의 이혼제도는 이혼의 책임 없는 당사자가 책임 있는 당사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이른바 ‘유책주의’를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에 정한 사유가 아니면 재판상으로 이혼을 청구해도 이혼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이혼제도는 조정 등을 제도의 이용, 증거가 불충분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민법상 이혼사유가 아니어도 이혼이 성립되는 경우가 많다.(대부분 조정으로 마무리됨.) 이로 인해 결국, 이혼에 있어서 문제되는 것은 이혼여부가 아니라 이혼에 따른 양육권 및 친권, 양육비, 재산분할 등 자녀와 재산에 관한 것들이고, 대부분의 다툼은 자녀와 재산에 관한 것들이다.

 

이 중 자녀에 대한 양육의 책임은 부모 모두가 부담하는 것이고, 양육을 담당하는 일방이 타방을 상대로 일정액을 청구하여 법원에서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해 결정한다. 물론,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성립되는 경우에는 이에 따른다. 통상 양육비는 혼인파탄 시점을 기준으로 미래분에 대해 청구하는데, 판례는 과거 양육비에 대해서는 청구를 인정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육의 책임은 부모 양자에 있고,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판시하였다. 과거양육비를 인정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일방 배우자가 타방 배우자 및 자녀를 거의 유기하다시피한 경우이다. 어찌되었던지 간에 과거 양육비의 인정은 판례상 명백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과거 양육비 지급 채무가 상속의 대상인지에 관한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갑이 을을 상대로 하여 과거양육비 지급 청구를 하였고, 1심 심판 중 을이 사망하자 을의 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송수계신청을 하였다.

 

통상적으로 상속재산(채권이던 채무이던지간에)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그 재산이 어느 정도 확정적이고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한다. 우선 양육비 채권에 대해 판례는 ‘자녀 양육비의 지급을 구할 권리는 당초에는 기본적으로 친족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인정되는 하나의 추상적인 법적 지위라 할 것이고, 이것이 당사자들의 합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해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전환됨으로써 독립된 재산적 권리로서의 성질을 가지게 되므로,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으로 성립하기 전에는 과거의 양육비에 관한 권리는 재산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원칙적으로는 독립적인 재산권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이 성립되면 독립적인 재산권으로 봤다. 이는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이 성립되면 상속재산에 포함됨을 의미한다.

 

그런데, 위 사안의 경우는 심판청구 중에 상대방이 사망하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의 성립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왜냐하면, 적어도 심판 중이라 함은 액수, 기간, 양육비부담여부에 대해 상당히 다투어졌을 것을 의미하고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의 성립에매우 근접해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1심은 소송수계신청을 받아들여 과거양육비에 관한 판단을 하였으나 2심에서는 과거양육비 지급의무는 미성년 자녀의 부모라는 신분적 지위에서 당연히 발생하는 일신적속적인 것이고,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과거양육비 지급의무가 구체적인 재산상의 채무로 전환되지 않는 추상적인 법적 지위 또는 의무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또,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의 확정에 의하여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으로 성립한 후에는 가족법상 신분으로부터 독립한 완전한 재산권으로 전환되어 상속된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법원은 과거양육비가 구체적이고 독립한 재산에 해당하기 위한 기준으로 기존의 법원의 문구를 그대로 따랐다. 기존 법원의 판단은 본 사안과 같이 과거 양육비 심판 중인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본 사안에 그대로 인용하였다. 위 대상결정이 유의미한 것은 추상적인 법적지위인 과거 양육비가 언제 구체적이고 독립한 재산권으로 전환되는 지에 관해 좀 더 명확한 판단을 내린 점에 있다 할 것이다

기사입력: 2018/08/24 [10:15]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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