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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기 작가의 사진이 있는 이야기] 칠월칠석,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한남기 교수 기사입력  2018/08/21 [09:33]

 

해마다 칠월칠석(七月七夕)이 오면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생각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칠월칠석을 7월 7일로 알고 있는데 이 날은 양력이 아니라 음력 7월 7일로 올해는 8월 17일이 칠월칠석으로 말복 바로 다음 날이다. 이 날은 견우성과 직녀성의 별자리가 우주를 유영 하다가 이 날이 되면 두 별 사이의 거리가 유독 가까워지는 천문 현상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 날은 1년 동안 서로 떨어져 지내던 견우와 직녀가 1년 만에 다시 만나는 날이다.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하늘나라 옥황상제는 부지런하고 착한 목동 청년인 견우와 자신의 손녀인 직녀가 사랑에 빠지자 두 사람을 혼인 시켰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혼 후 금슬이 너무 좋은 나머지 부지런하던 견우는 소를 돌보지 않고 직녀 역시 베 짜는 일을 게을리 하게 되자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 서로 떨어져 살게 하였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은 서로 그리워하며 건널 수 없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살게 되었다. 이런 견우와 직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된 까마귀(烏)와 까지(鵲) 들은 해마다 칠월칠석이 오면 일 년에 단 한 번만 이라도 두 사람이 만날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자신들의 몸으로 다리를 놓아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 그리운 두 사람이 만나게 해주었다.

 

그래서 이 다리를 까마귀와 까치가 만든 다리라고 해서 오작교(烏鵲橋)라고 불렀으며 해마다 칠월칠석이면 세상에 모든 까마귀와 까치가 하늘로 올라가 한 마리도 볼 수 없었으며 간혹 보인다면 병이 들어 하늘로 올라갈 수 없는 것들이라고 믿었고 이날 다리를 놓느라고 수고한 까마귀와 까치들은 머리가 모두 벗겨지게 되었다고 한다.

 

 

칠월칠석에 즈음하여 비가 나리는 날이 오면 이 비는 견우와 직녀가 타고 갈 수레를 씻느라고 하늘에서 내리는 ‘수레를 씻는 비’ 라고 해서 세차우(洗車雨) 라고도 했다. 또한 칠월칠석 저녁에 비가 나리면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나 흘리는 기쁨의 눈물 이라고 했으며 그 다음날 새벽에 비가 나리면 두 사람이 이별하며 흘리는 눈물 이라고 했다. 옛 조상들은 견우와 직녀의 슬픈 사랑이 행여 옮겨질까 두려워 칠월칠석에 별을 보지 않는 풍습을 가졌는데 꼭 별을 보고 싶다면 그릇에 물을 담아 수면에 비치는 별을 보게 했다.

 

이런 칠월칠석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 날을 기념하는데 중국에서는 칠월칠석을 사랑이 이루어지는 날, 연인의 날 이라고 해서 청춘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는 날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칠월칠석에 서양의 발렌타인데이 같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서 그 날 혼인신고를 하는 커플도 많으며 서로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하는 날로 여겨지고 있다. 이 날 혼인신고를 하는 커플이 얼마나 많은지 베이징의 각 구청들은 이 날은 출근 시간도 30분가량 앞당겨서 혼인신고 업무 준비를 한다고 한다, 한편 일본에서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 7월 7일에 ‘타나바타’ 라는 칠월칠석 축제가 열리는데 '탄자리' 라는 오색(녹색, 붉은색, 하얀색, 노란색, 검은색) 종이에 자신의 소원을 적어대나무에 매다는 행사를 한다. 이는 견우와 직녀가 소원을 들어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 일본 칠월칠석 타나바타 축제     © 상조매거진

 

칠월칠석에 먹는 음식으로는 한 해 동안 바빴던 농사일과 무더위가 끝나가는 이 시기에 백설기, 밀전병, 호박부침, 밀국수 등을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칠월칠석 풍습으로는 여자들은 직녀처럼 바느질 솜씨가 좋아지기를 빌기도 했고 별이 뜨는 쪽을 향하여 칠성제를 지냈다고 한다. 한편 남자 아이들은 견우와 직녀를 주제로 글을 짓거나 북두칠성에 무병장수와 복을 빌었다고 한다.

 

이처럼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하지 못하고 간절히 그리워하며 견우와 직녀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큰 슬픔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견우와 직녀는 1년에 한 번은 긴긴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면 하루라도 만날 수 있지만 이 세상에는 보고픈 가족을 지척에 두고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은하수가 아닌 남과 북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이산가족 이다. 기나긴 이 무더위가 지나고 8월 한가위, 풍요로운 추석이 오면 올해는 그리운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기다리던 상봉의 시간이 꼭 오리라 믿어본다.

기사입력: 2018/08/21 [09:33]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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