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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회원 수 500만 시대 규제 정책 대응 위해 업계 목소리 절실
자본금 상향 후 시장 혼란 예상…업계 공동 대응 절실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18/07/30 [10:09]

 

자본금 상향과 더불어 각종 규제를 담고 있는 할부거래법 시행 이후 업계는 혼란의 격변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경기까지 악화되면서 불거진 영세·부실 업체의 크고 작은 폐업 사태는 소비자 피해는 물론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사업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소비자 피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심점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특히 업체가 도산할때마다 터져 나오는 언론 등의 비난 공세는 사실 관계를 넘어서 잘못된 내용까지 살을 붙여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이 사업자 단체이며, 여러 업계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설립에 나서야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할부거래법 45조 사업자 단체의 등록 1항에 따르면 ‘할부거래 및 선불식 할부거래의 건전한 발전과 소비자의 신뢰도 제고, 그 밖에 공동이익의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업자단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할 수 있다’명시 돼있다. 동법 46조에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사무의 일부를 제45조에 따라 등록한 사업자 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돼있다.

 

사업자 단체는 동일 산업 부문에 속하는 기업을 구성원으로 해 공통의 이익 증진을 도모하는 단체이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업자 단체란 ‘형태 여하를 불문하고 둘 이상의 사업자가 공동의 이익을 증진할 목적으로 조직한 결합체 또는 그 연합체’를 뜻하고 있다. 반드시 사단법인이나 조합 등과 같이 법인격이 없어도 된다. 상조업계에서도 과거 몇몇 협회가 존재했지만 2010년 할부거래법 개정으로 해마다 영세·부실 업체의 수가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와해된 전력이 있다.

 

당시에는 대형업체의 불참으로 인해 협회의 실질적인 업무역량도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이러한 사업자 단체, 협회 등을 설립해야 하는 큰 이유는 상조업계의 멀지 않은 과거만 돌아봐도 간단하다. 2011년 표준약관 개정 당시 최종 해약환급률을 85%로 설정한 것은 소비자 단체의 일방적 주장에 의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10년 이상의 장기상품의 등장과 같은 시대적 변화와 모집수당·관리비율의 필요성 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소비자 단체는 보험업계의 모집수당율이 10%선에 지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상조업계도 그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조의 경우 보험업과 판매 방식·형태가 모두 다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장들이 받아들여진 것은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당시에는 한국상조연합회가 존재하고 있었지만 공정위의 인가를 받은 단체도 아니었던 탓에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역량은 턱없이 모자랐다.

 

무력하게 표준약관 개정이 이뤄진 다음해에는 상조업이 할부거래법과 더불어 방문판매법의 규율을 동시에 받게 되는 당혹스러운 일도 연출됐다. 상조업계에서는 당시 할부거래법 규제만으로 큰 부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규제는 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협회의 부재 속에서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는 없었다. 협회의 부재는 상조업의 이미지를 악화시킨데도 일조했다. 당시 소비자 단체의 일방적 주장과 공정위의 규제일변도 정책 노선이 가능했던 것은 상조산업의 대외적 이미지가 극히 부정적이었던 탓이다.

 

문제는 부정적이다 못해 없는 사실까지 더해가며 비난을 일삼던 일부 언론매체에 대해서도 손 놓고 있어야 했던 당시 업계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2011년까지 존재했던 협회는 아무런 캠페인조차 하지 않았고, 같은 시기 자신이 운영하는 상조사의 이익을 위한 유사 단체가 ‘협회’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등장해 혼란만 키웠다.

    

 

업계, “리딩 컴퍼니 참여한 협회 설립 필요해”

 

상조업계의 위기는 사실 줄곧 있어왔지만 자본금 상향 조치가 이뤄지는 내년 초 산업의 태동 이후 가장 큰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까지 수십 여 곳의 업체들이 아직 자본금 상향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공정위가 조사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할부거래법 위반 행위도 들여다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서울시까지 가세해 업체의 배임·횡령 행위 등의 유무를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 상반기 조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구체적인 처벌의 수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과태료나 시정조치 폭탄이 예상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자본금 상향 조치나 회계감사 의무화 등의 법조항에 대해 많은 업체들이 과도한 규제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산업의 정상화 그리고 안정화를 위해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다만 앞으로는, 무리한 제재로 인해 지금까지 건실하게 운영해온 업체들이 간섭을 받거나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사업자 단체의 필요성, 힘있는 리딩 컴퍼니가 참여한 공식적인 협회를 설립해야 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으며, 과도한 제재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현 시점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협회 통해 부정적 인식 제고…자본잠식현상 등 상조업계 오해 바로 잡아야

 

사업자 단체의 필요성은 차치하고, 우선 단체가 설립될 경우 가능한 일들을 살펴보면 먼저 업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이슈에 대한 대응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법안이나 지침, 약관 등의 개정 과정에서 업계의 통일된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은 일방적인 공청회로 소비자 단체의 목소리가 더욱 컸지만 업계의 위상이 공고해지고, 그에 걸 맞는 단체가 출현한다면 소비자 단체의 주장가운데 다소 억지스럽거나 업계의 현실적인 여건이 고려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업계가 의견을 낼 수 있는 ‘공식적인’창구라는 데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무분별한 언론 매체의 비난 보도에도 공동 대응함으로써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을 수 있어 상조산업에 대한 막연한 불신, 국민의 반감을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업계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자정 캠페인 등 다양한 공익 활동에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상조업체의 자본잠식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다. 주무부서인 공정위에서도 선수금이 부채로 계상되는 상조업계의 회계 특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을 기사화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오히려 이러한 사실은 뒤로하고 상조업체의 부채 과다 현상을 단순 가십거리로 인용하는 탓에 국정감사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상조시장은 단순히 수치상 부채가 많다고 해서 존재 하지 않는 소비자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으며,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 채 상위권 업체의 마케팅 노력만으로 겨우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 단체의 등장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은 캠페인 추진을 비롯해 의견 전달 등을 통해 상조업계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고, 나아가서는 상조업계의 회계기준을 만드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다.

 

아울러 각종 용역 사업을 추진해 상조산업의 필요성과 관련한 여러 연구 데이터를 생산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사업자 단체의 장점은 때때로 정부가 어떤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로 하여금 협회 등 사업자 단체를 구성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업자 단체가 구성될 경우 업계의 목소리가 통일될 수 있어 정부부처 측에서도 산업 정책을 수립·집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상조업계의 이름을 내건 봉사활동이나 국내 상·장례 업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 그리고 CSR 활동을 통해 보다 성숙된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으며,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사무 일부를 위탁받을 수도 있다.

    

▲ 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     © 상조매거진

 

공정위 “신중하게 검토 중”…사업자 단체에 긍정적

 

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은 상조업계의 사업자 단체 설립에 대해 “현재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홍 과장은 리딩 컴퍼니 중심의 사업자 단체의 설립과 관련해 최근 업계와 소통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만큼 사업자 단체 논의의 필요성을 공정위 차원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프리드라이프 등 일부 대형업체 역시 아직 구체적인 방법론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사업자 단체 설립에 부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많은 업체 관계자들은 “그동안 상조업체 간 해묵은 감정으로 인해 하나로 뭉치지 않았던 과거와 그로 인해 억울한 뭇매에 시달렸던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며 사업자 단체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사업자 단체의 부재 속에서 상조업계는 당장 국정감사를 맞아야 한다. 제윤경 의원, 지상욱 의원, 민병두 의원 등 숱하게 상조업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국회의원들이 올해도 국감에서도 정무위원회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물론 이들이 내미는 근거는 상조업계 현실과 동 떨어진 억측이거나 근거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올해 역시 소비자 피해보상과 관련해 조합의 보상 실적이나 상조업체의 자본잠식 현상을 부정적으로 해석해 대거 도산설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

 

국민들은 이러한 의원들의 질의에 설득력을 느끼고 있으며, 많은 언론들은 또 다시 각 의원실에서 배포하는 편파적인 내용의 보도 자료를 그대로 베껴 낼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사업자 단체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곳은 현재로서는 공제조합뿐이다. 한국상조공제조합의 경우 줄곧 이어진 중견업체 폐업으로 인해 피해보상 활동에 매진하고 있지만, 상조보증공제조합의 경우 소비자 보호는 물론 꾸준히 협회를 대신해 상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할부거래에 관한 법령집을 수시로 제작해 배포하는 한편, 상조업계 회계에 대한 특성과 각종 용어를 설명해주는 재무제표 해설서 발간 등 사업자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부수적인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상조업계가 처한 현실에 대해 조합사의 의견을 수렴해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제조합은 엄밀히는 협회를 대신할 수 없다. 공제조합의 설립 목적이 피해보상기구로서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러한 공익사업을 완수할 수 있는 인력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이 나서서 협회의 역할을 일정부분 도맡아하는 것은 그만큼 상조업계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창구가 없다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상당히 외면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업을 영위해왔던 탓에 사실상 조합이라도 나서야 했던 셈이다.

 

내년 1월, 업계의 자본금 상향조치가 이뤄지게 되면 곧장 안정화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많은 업체들이 구조조정 될 수 있고, 또는 폐업하게 될 수 있다. 본격적인 시련은 그 때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그 규모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흐름과는 다른 더욱 큰 악재가 될지 모른다. 여느 때처럼 혼란을 앉아서 맞이하기보다는 지금부터 사업자 단체 설립 논의를 가시화해 당면한 과업들을 풀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사입력: 2018/07/30 [10:09]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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