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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모래알 상조업계, 이제는 뭉쳐야 한다
박대훈 발행인 기사입력  2018/07/30 [09:59]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때’는 어떤 일을 하기에 딱 좋은 절호의 기회를 말하기도 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지금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타이밍을 뜻하기도 한다. 그 동안 업계는 굵직굵직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협회 설립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과거 한국상조연합회와 한국상조업협회가 있었고, 이들이 통합 단체를 만들기도 했지만 유의미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된 이후 사실상 업계를 대표할만한 단체는 부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공식적인 대표 단체는 아예 있어본 적도 없다.

 

내년 1월까지 업계는 자본금을 기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해야 한다. 이는 업계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영세업체들에게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기준이다. 2010년 할부거래법개정으로 상조업이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시작된 대표적인 규제인 선수금 예치제도에 비견할 만큼 업계는 큰 충격과 혼란을 맞고 있다. 서울시와 공정위는 이처럼 큰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상반기부터 업계 조사에 나섰다. 이후 많은 업체들이 시정조치와 과태료는 물론, 등록 취소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이슈를 앞두고 어떻게 업계가 적응해나갈 것인지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지만, 구심점이 없는 업계는 마냥 손 놓고 기다리는 형국이다. 이 상태 그대로 내년을 맞게 된다면 영세 업체들의 줄도산은 이미 막을 수 없는 형국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로 한바탕 혼란을 겪어야 할 것이다.

 

공정위에서 내놓은 ‘내 상조 그대로’나 양 공제조합의 장례이행 보증제 및 안심서비스가 그나마 실질적으로 소비자 피해를 완화할 수 있는 장치로 기대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알려졌을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관련 내용들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인지는 낮은 상태다.

 

상조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업종을 관리하는 공정위에서 민간에 버금가는 홍보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양 조합 역시 개별로 움직이기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결국 답은 나와 있다. 이 모든 과업을 책임지고 수행할 대표 단체가 필요하다. 계속되는 업계의 무기력한 모습의 근본적인 원인도, 해결책도 여기에 있다.

 

어쩌면 현재 업계가 닥친 상황은 위기인 동시에, 대표 사업자단체 설립을 위한 추진력을 얻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마침 공정위도 업계의 대표 단체 설립에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사업자단체 설립을 서둘러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최근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됐다. 상조업의 주무 상임위인 정무위원회도 소속 의원들이 정해졌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과거에 시장에 대한 몰이해로 무분별하게 업계를 비판하던 의원들이 여전히 정무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국정감사를 비롯해 때만 되면 또 한 번 타당성 없고, 소비자 인식은 더욱 악화시킬 주장들이 쏟아져 나올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때마다 업계는 가슴에 억울함만 품고 세간의 비난을 견뎌왔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업계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에 현실을 담은 체계적인 논리로 대응하며 맞서야 한다. 이미 여러 번 강조한 바지만, 소비자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규제 완화든, 업계 위상 제고든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업계는 소비자 권익 보호, 업계 위상 제고 등 수많은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회자되어온 것들이지만 대표 사업자 단체의 부재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금 업계의 대위기를 앞둔 상황에서마저 사업자 단체 설립을 위해 힘을 모으지 못한다면, 다음에 또 어떤 기회를 노릴 수 있을까. 지금 나서야 한다.

기사입력: 2018/07/30 [09:59]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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