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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상조업계, 자본금 상향 7개월 남았다…위기감 고조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부실회사 증가…업체 수 8년새 절반 이상 감소, 소비자 피해 완화 대책 나왔지만 구조조정은 난항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18/06/01 [08:41]


지난해 할부거래법 개정에 따라 모든 상조업체는 자본금을 기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려야 한다. 자본금 증액 시한인 내년 1월까지 약 7개월 가량의 시간을 남겨둔 가운데, 현재까지 100여 곳이 넘는 업체들이 자본금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상조업계 복수의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이야 기한까지 자본금을 늘릴 가능성이 높겠지만,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영세업체들의 태반은 자본금은커녕, 그대로 폐업에 이르게 될 우려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는 지난달 폐업 업체 소비자의 서비스 보상을 위한 ‘내상조 그대로’를 시행키로 하는 한편, 자본금 증액 관련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완충 조치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시장 재편 속 나타날 수 있는 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동안 오랜 규제로 인해 영세화 된 업체의 수가 적지 않은데다 부실업체 인수를 통한 시장 혼란의 예방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자본금 상향 이슈를 앞둔 상조시장의 현 상황을 파악해보고, 어떠한 논의가 필요한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상조업계의 자본금 상향 이슈가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시장의 재편은 이미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 26일 공정위가 공개한 상조업체 등록 등 주요 정보 변경사항에 따르면 2018년 1분기 동안 4개사가 폐업하고 신규 등록업체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     ©상조매거진

 

이에 따라 2018년 3월말 기준 등록 업체 수는 총 158개사로 상조업이 제도권에 포섭된 지난 2010년 337개사 대비 약 8년 만에 절반 이상의 업체가 폐업·등록취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개정 할부거래법의 시행 이후 강화된 등록 요건과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상조시장 신규 진입이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본금 증액 현황을 살펴보면, 위드라이프그룹, 더피플라이프, 케이비국방플러스, 한양상조 등 4개사가 자본금을 15억원으로 늘려 변경 신고를 마쳤으며, 법 개정 이후 총 46건의 자본금 증액이 이뤄졌다.

 

이는 아직까지 100여 곳이 넘는 업체들이 재등록을 하지 못한 것으로써 남은 시한까지 7개월 가량 주어진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업체가 자본금을 늘려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의문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가장 크게 우려되는 점은 영세업체의 도산과 후불제 의전업체의 창궐로 인한 소비자 피해의 증가와 그로 인한 산업의 이미지 훼손이다. 상조업계 복수의 관계자는 “산업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자격 요건의 강화도 일견 이해가는 측면이 있으며, 그 때문에 산업의 재편이 불가피하다고는 하더라도, 부실업체의 M&A외에는 뚜렷한 소비자 피해 예방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일대 혼란은 결국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악재”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원만한 해결책이라 할 수 있는 부실업체 M&A(인수·합병)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른다. M&A를 통해 자본금 증액과 함께 영세한 업체의 소비자 피해까지 해소한 사례가 업계에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양사가 모두 ‘마이너스’ 지표인 회사 간 M&A 시 자본금 증액이 가능한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마이너스’ 회사를 인수한다는 그 자체의 부담감도 적지 않다.

 

또한 그 밖에 이전계약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하는 경우 역시 소비자 동의를 받는 절차상의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때문에 이런 저런 불편을 감수하고 M&A를 강행하기에는 부실업체 지위승계든, 까다로운 소비자 동의 절차가 필요한 이전계약이든, 모두 그리 메리트 있는 선택지라 보기 어렵다. 결국 자생력을 잃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부실·영세 업체들은 활로를 모색하기 전에 도산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공정위,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 보상 시행…대형업체 참여 ‘주목’

 

이에 공정위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이라곤 볼 수 없으나 폐업한 업체의 소비자들이 가입했던 상품과 유사한 상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내상조 그대로’ 보상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나섰다. 기존 양 공제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 보상 방식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며 프리드라이프·좋은라이프·경우라이프·교원라이프·라이프온·휴먼라이프 등 6개사가 제공 업체로 참여했다.

 

‘내상조 그대로’는 폐업한 상조업체의 회원이 추가 비용부담 없이 종전 가입상품과 유사한 내용의 상조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공정위의 설명에 따르면 “할부거래법 개정으로 강화된 자본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조업체의 대규모 폐업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히고 있다.

 

기존 소비자들은 업체가 폐업하게 되면 공제조합과 은행으로부터 납입금의 50%까지의 금액만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때문에 법으로 보호되는 50%의 보상금을 지급받은 경우라 하더라도, 결국 ‘반쪽짜리 보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한 보상을 보전할 수 있는 조치로서 ‘내상조 그대로’가 등장한 것이라 할 수있다.

 

한편, 이번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 보상은 현재 상조보증공제조합이 시행하고 있는 ‘장례이행보증제’와도 비슷하다. ‘장례이행보증제’는 조합과 공제계약 중인 상조회사의 폐업 및 등록취소 발생 시 납입금액의 100%를 인정받아 상조서비스로 제공해주는 피해보상 프로그램이다. 그 밖에도 한국상조공제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안심 서비스 역시 비슷한 방식의 서비스 보상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내상조 그대로’의 시행은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아니다. 다만, 현재 업계의 M&A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자본금 상향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효성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또한, 상조 소비자 보호를 위한 방안 마련에 대형 상조업체들이 협력업체로 동참한 것은 앞으로의 산업의 발전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공정위 할부거래과 관계자는 “참여업체는 서비스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소비자 상담 전담 직원을 배치하는 등 소비자 이용 편의를 위해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며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가 상조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참여업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     ©상조매거진

 

잦은 폐업과 소비자 피해…강도 높은 규제가 원인

“자본금 상향 건실한 업체까지 부도 위협 내몰아”

 

피해 보상 방식의 다변화가 상조시장의 혼란을 차단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상조시장을 현 상황으로 몰고 온 데에는 지난 2010년 할부거래법 개정부터 이어져 온 규제 일변도 정책이 주요원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당시 300곳이 넘는 상조업체들이 별다른 규제 없이 운영되고 있었다는 점은 제도권 포섭의 필요성을 논하기에 논란의 여지가 없었으나, 문제는 적정한 선의 규제가 아닌 자본금 요건 5배 상향, 방문판매법과의 이중규제 등 현실적으로 업계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강도 높은 규제만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상조업체의 수는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소홀히 다뤄져왔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먹튀 업체라든지, 소비자 피해라든지 뉴스에 상조업이 다뤄질 때마다 동종 업계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애초에 부실한 업체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먹튀 사고가 해마다 터지는 것은 규제의 수준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인 탓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소비자단체 입장이 대거 반영됐던 표준약관 개정도 그렇고, 방문판매법과 할부거래법의 규제도 그렇고 무언가를 개정해나가는 과정에서 상조업계의 의견이 한 두 번 묵살된 게 아니다”면서 “규제의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했지만 구조조정 역시 업계가 알아서 풀어가라 맡겨버리고서 상조시장의 절반을 죽일 수 있는 이런 규제를 원했던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개정 할부거래법은 이미 시행된 상황이지만 자본금 상향 조치에 대한 불만은 앞선 여론과 더불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서울협동조합협의회는 자신들이 출자한 상조업체인 한겨레두레협동조합에 대해서 “이번 선불식할부거래법 적용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방향인 사회적경제와 공정경제 활성화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협동조합에 부합하는 새로운 기준과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이 정부의 규제가 있기 전에도 온갖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율적으로 50%를 예치해왔다며 현금유동성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단 한 푼의 부채도 없는 건실한 조합”이라고 명시했다. 이와 더불어 “철저하게 법을 준수하며 윤리경영을 하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그토록 바라는 모범적인 ‘상조회사’다”라고 강조했다.

 

즉, 성명의 요지는 불량한 상조업체를 잡으려다가 건실한 업체까지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러한 서울협동조합협의회의 성명은 단순하게는 자신들의 상조업체인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보호 차원에서 쓰여 졌지만, 오늘날까지 공정위가 추진하고 있는 상조 관련 정책의 모순과 강도 높은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조업체의 현실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영세·부실 업체의 구조조정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지금까지 건실한 운영을 유지해왔던 상조업체들까지 도산의 위기에 내몰리는 현실에 대해서는 보다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김경진 의원, 소비자기본법 개정안 발의…상조 시장 이해 전무

 

규제 악재와 더불어 경기상황의 악화 등으로 인해 상조산업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겠지만, 시장의 재편은 어떤 형태로든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단연 ‘먹튀 사고’에 대해서도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지난 20일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사업자가 보험·공제 등에 가입해 피해자에게 지급할 보상금을 미리 준비하도록 하는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이슈가 되고 있다. 현행 소비자기본법에 따르면 체육시설·상조업체·피부 관리실 등이 갑작스럽게 폐업할 경우 가입자들이 받는 피해에 대해서는 한국소비자원이 분쟁조정제도를 통해 피해자 조정을 하고 있지만 사업자에게 보상을 강제할 법적 근거는 없어 실제 폐업으로 인한 구제가 쉽지 않았다.

 

이에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은 피해보상금을 준비하지 않은 회원제 서비스 운영 사업자에게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김경진 의원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통해 최근 3년간 체육시설·상조업체·피부 관리실 등 폐업으로 인한 피해구제 건수가 총 216건이며, 특히 헬스장의 경우 지난 3년간 피해구제 접수 건 수가 약 4000여건에 달했지만 이 중에서 환급을 받은 사례는 단 3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상조업체의 경우 지난해 186개에서 올해 158개로 줄어들면서 1년 새 30여개 상조업체가 문을 닫았다”며 “전국의 수많은 헬스장과 골프연습장, 상조업체들이 폐업하고 있는데 폐업으로 인한 소비자 보호에 대한 준비는 매우 미흡해 폐업으로 인한 소비자와의 분쟁 발생 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이번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발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이미 소비자피해보상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는 할부거래법의 존재를 배제한 것으로서, 상조업계의 현실에 대한 외부의 몰이해와 열악한 인식을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상조업체 한 관계자는 “상조업계의 고충이나 실제 여건에 대해서는 결국 상조업체들끼리만 아는 내용이지 누군가 대신해서 알려주진 않는다”며 “상조업에 대한 국회와

언론의 오해가 계속되고 있고, 결국 법안으로까지 반영되고 있다는데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업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18/06/01 [08:41]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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