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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자본금 15억 상향 앞두고 상조시장 위기감 고조
공정위 규제일변도, 소비자 피해 부작용 우려, 3년간 폐업회사 90곳 넘어…부실 업체 15억원 마련 어려워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17/10/31 [09:35]

  

  

지난해 1월 25일 개정 할부거래법의 시행으로 상조업체는 폐업과 존속의 기로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본금 증자와 더불어 해마다 회계감사도 의무적으로 받아야하는 상황에서 대형업체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에겐 자금적인 부담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은 양상이다. 현재 놓여있는 가장 큰 문제는 설립자본금을 기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무려 5배를 더욱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1년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는 동안 마련해야 한다. 법 시행 당시 부칙으로 자본금 증자까지 3년 간의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인데, 여기에 내포된 의미는 사실상 영세·부실 업체를 사지로 내몬 다음 사업을 정리할 시간을 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문제는 사업을 정리하는 일조차도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할부거래법 개정과 더불어 선불식 할부거래 소비자보호지침도 연말에 이르러 개정됐는데, 인수·합병과 관련한 내용이 더욱 까다로워진 탓이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앞으로의 상조시장 흐름을 전망해보고 해결점에 대해 고민해봤다.

 

올해 상조시장은 지난해 할부거래법 개정에 따라 모든 업체들이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형평에 어긋난 부당한 홍역을 치러야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업체들이 자금난에 의해 문을 닫아야 했고, 그 결과 할부거래법 개정 이전 300여 곳을 넘겼던 업체의 수는 현재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물론, 모든 규제가 부당한 것은 아니다. 무자격 사업자들이 횡행했던 상조시장에 대해 소비자피해보상 보험에 가입토록 하고, 선수금을 예치하도록 하는 등의 가이드라인 마련은 산업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일이었고, 부도덕한 업체의 시장 퇴출도 분명 필요한 조치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공정위의 타깃이 문제를 일으키는 일부 업체에 국한된 것이 아닌 합법적인 사업체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규제일변도 정책을 지향해온 탓에 타 업종 대비 지나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일정규모 이상이 돼야 받도록 하는 회계감사 역시 그러한 정책의 연장선이다.

 

그리고 상조시장은 현재 또 다른 난관을 앞두고 있다. 할부거래법에 따라 설립 자본금을 기존의 3억원에서 무려 5배가 늘어난15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일이다. 할부거래법에 따른 자본금을 늘려야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2019년 1월까지로 약 1년 3개월 가량 남아있다.

 

이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으로 올해, 외부회계감사조차 받지 못한 회사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연 5배의 자본금을 마련하는 데에는 업계의 고충이 얼마나 심각할지 가늠조차 어렵다. 상조시장의 자본금 조정과 관련해 업계복수의 관계자들은 상조업계의 자본금 증액이 이뤄질 즈음에는 2017년 2분기 기준 174곳 중 단 수 십 곳의 회사를 제외한 모두가 도산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 자료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폐업한 회사만 해도 90곳이 넘었고, 이 가운데 자본금을 15억원으로 늘린 업체의 수는 10여 곳 남짓으로 조사됐다. 또한 신규로 등록한 업체는 SJ산림조합상조 단 한 곳뿐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진행된 회계감사에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업체의 수가 26개사로 이 역시도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과연 1년 후까지 자본금을 15억원으로 늘릴 수 있을지, 그 현실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 대량 소비자 피해 우려에도 문제 업체 단속만

 

자본금 상향조정으로 인해 우선 업체의 존속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자본금 요건을 갖추지 못한 회사들이 폐업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대두 될 대량 소비자 피해에 대한 우려다. 그동안의 소비자 피해는 다소 간헐적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지만 앞으로의 소비자 피해는 지금까지의 규모와는 다른 대형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공정위에서는 공제조합의 담보비율을 상승시켜 소비자 보호에 주력하는 한편,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현금 보상 외에도 서비스 보상이 가능하도록 조합의 피해보상 방식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러한 폐업 사태와 그로 인한 소비자 피해의 발발은 ‘규제’ 강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 할부거래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규제 강화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법 준수를 유의해 운영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과거 열린 할부거래법 개정 설명회에서도 다수의 업체 대표들이 할부거래과 사무관에게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현재로써는 규제를 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했다. 다만 공정위는 자본금을 마련하기까지 법 시행일로부터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것으로 사업자를 배려했다고 했으나 이는 그간의 정책 노선에 비춰봤을 때 진짜 의중은 3년간 영세·부실 업체의 구조조정 시기를 내어준 것이라고 밖에는 해석의 여지가 없다.

 

특히 공정위는 상조업을 영위할 수 있는요 건을 외부회계감사 의무화, 자본금 5배 상향조정 등 지나치게 강력한 잣대를 둠으로써 사실상 영세 업체들의 퇴출을 명령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당장의 여론만을 신경 써 앞에 놓인 규제에만 혈안이 됐을 뿐 향후그로 인해 불어 닥칠 소비자 피해 대란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선제적 상조업계 리스크 관리를 위한정보공개와 시장 감시를 강화했다”고 밝히며 “법정 선수금 보전비율 미준수 혐의 업체에 대한 직권조사, 감사보고서 공정위 홈페이지 공개 등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사고를 일으킨 업체에 대한 ‘단속’에 관한 내용으로 사태의 원인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에 대해서는 등한시하고 있다. 공정위의 향후 계획 또한 마찬가지다. 이에 따르면 공정위는 과도한 만기환급금 지급조건 설정 등 불합리한 상조 결합상품 판매 관행 개선을 위한 소비자보호 지침 개정을 12월 앞두고 있으며, 상조업체가 선수금 관련 내용을 피해보상금 지급의 무자의 확인을 받아 소비자에게 발송하도록 하는 법안을 연내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보호지침 까다로워 구조조정도 난항

 

업계에서는 자본금 마련 대안에 대해서 규모가 작은 업체들 간의 합병이 논의된 바 있지만 부실 업체 간 합병한 들 온전히 15억원의 자본금으로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또한 이러한 방식의 자본금 마련에 대해서는 공정위에서도 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관행처럼 자행되는 가장납입 등의 편법에 대해서도 물론 그대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영세·부실 업체들의 구조조정 과정이 순탄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개정된 소비자보호지침으로 인해 그나마 이뤄졌던 구조조정 열기도 반쯤 식어버린 양상이다. 물론 위법적인 방식으로 인수·합병한 사례가 많아 지침을 개정할 필요성은 있었지만 오히려 이제는 도리어 지침 상 정해놓은 방식이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할부거래 소비자보호지침을 살펴보면 공정위는 기존 권고사항이던 회원인수 관련 부분을 ‘상조계약의 이전’이라는 제목으로 일반 사항으로 규정했다. 여기에는 계약이전 절차와 공고방법, 인도업체와 인수업체의 책임범위, 상조계약 일부에 대한 이전금지 등이 명시됐다. 특히 상조계약의 이전은 소비자와 체결한 상조계약 전부에 대하여 이뤄져야 하며, 전체회원을 대상(월납입금을 전부 납입한 회원 포함)으로 동의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전체 상조계약 중 일부 상조계약에 대해서만 이전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는 할부거래법에 위반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일부 이전의 방식 외에는 실질적으로 인수·합병이 성사되긴 매우 어렵다. 상조업체를 내놓으려는 사업자의 대부분이 영세한데, 모든 책임을 인수하는 업체가 지도록 지침에 명시함으로써 현재 팔려고 내놓는 사례는 상당하지만 구매의사를 비치는 회사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 하나 문제는 절차의 까다로움도 존재한다. 지침에 따르면 상조계약을 이전하는 인도 업체는 이전계약을 체결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이전계약의 내용 및 절차 등을 전국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일반 일간신문에 1회 이상 게재하고, 이전하는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2주일 이상 게시해야 한다. 여기에 인도 업체는 이전계약을 체결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상조계약을 체결한 소비자가 이전계약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설명한날부터 7일 이내에 소비자로부터 이전계약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설명 방법은 전화, 휴대전화, 직접방문 설명으로 제한되며 서면에 의한 설명은 인정되지 않는다. 인도 업체는 소비자로부터 설명한 내용을 이해하고 동의했다는 사실을 서명이나 기명날인 또는 녹취의 방법으로 확인받아야 한다.

 

이에 상조업계에서는 설명방법 등을 제한하는 정도가 심하다며 서면에 의한 설명도 가능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 일각에서는 위 설명 방법들에 국한하지 않고, 또 다른 유사한 방법을 추가해줄 것을 할부거래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 입법 당시 건의한 바 있지만 이후의 소식은 없다.

    

 

신임 할부거래과장에 법조인 출신 임명…비 공정위 출신에 기대감 상승

 

정재찬 위원장의 뒤를 이어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상조 위원장마저 사실상 상조산업에 대한 규제 의지만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최근 개방형 직위로 모집한 할부거래과장에 임용된 홍정석 과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홍정석 과장이 본래 공정위 출신이 아닌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어떤 새로운 시각으로 상조산업을 대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홍 과장은 중앙대 로스쿨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고,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일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최순실 국정 농단사태의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검팀에서 부대변인을 역임했고, 지난 6월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변호를 맡은 이력도 있다.

 

현재까지는 상조 관련 업무를 파악 중에 있는 홍 과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본금 마련 이슈, 구조조정 대안과 관련)그동안 공제조합 피해보상 방식 등을 개선해왔고, 상조업체 줄폐업으로 인한 대량소비자 피해의 경우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이고, 어떻게 진행될지 속단하기 어려운 문제라 미리 논의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고 답했다.

 

다만 상조업계의 법 준수에 대한 각종 애로점에 대해서 홍 과장은 “그러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보다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상조업계의 상황이 향후 초대형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의 뜻을 내비쳤다.

 

상조산업의 존망을 다투는 카운트다운이 머지않았다. 이대로 방치만 한다면 많은 소비자와 영세·부실 업체들은 물론 자금이 풍부한 회사들 까지도 이미지 측면에서 타격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아무쪼록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하여금 산업이 연착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사입력: 2017/10/31 [09:35]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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