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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평균비용 2200만원…웨딩시장 ‘극과 극’
스몰웨딩,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오히려 낭패
신범수 기자 기사입력  2017/06/14 [10:31]


 

결혼시즌을 맞은 5월, 예식풍속도가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허례허식을 줄이기 위한 ‘스몰웨딩’이 대세로 떠올랐지만, ‘일생의 한 번뿐인 결혼식’인 만큼 수억 원이 들어가는 호화 결혼식도 여전히 인기다. 일부에서는 결혼식을 아예 생략하고 가족끼리 식사로 대체하고 있어 ‘예식 없는 결혼’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에 따르면 주택까지 포함한 신혼부부의 결혼 비용은 평균 2억 6332만원으로 조사됐다. 신혼주택 자금이 1억 864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를 제외해도 평균 결혼비용은 77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예식장과 웨딩패키지를 합산한 예식비용은 2200만원. 예단비와 예복, 웨딩카를 제외한 알뜰형 예식은 평균 1800만 원 정도로 나타났다.

 

하지만 예식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작은 결혼식’을 추구하며 일반적인 웨딩홀을 빌릴 경우 예식 비용만 2000만원 안쪽이지만, 일부 고급 전문 웨딩홀을 빌릴 경우 4000~5000만원 가량이 들어간다. 여기에 예단과 예물, 신혼여행 비용까지하면 1억 원에 육박하게 된다.

    

 

서울 강남의 호텔웨딩을 선택할 경우 비용은 더 늘어난다. 하객 500명을 기준으로 약 6000여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드레스 등 부대비용까지 고려하면 혼수와 예물, 예단 등을 포함한 결혼식 비용은 1억 5000만원에 이른다. 다만 특급호텔도 작은 결혼식에 맞춰 예식비용을 대폭 낮추면서 럭셔리 예식이 가능한 스몰웨딩에 뛰어들면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있다. 스몰 럭셔리 웨딩을 하는 특급호텔들은 대체로 하객 수를 30명 내외로 설정하고 기획한다. 예식장 꽃 연출 비용 300만원과 1인당 10만 원대의 식비를 포함하면 30명 규모의 식에는 600만 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평균 예식비용은 해외 선진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결혼정보 전문 업체 ‘더 나트’가 발표한 연례 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국인의 평균 결혼식경비는 3만 5329달러(약 4000만원)로, 2015년 평균 3만 2641달러보다 8% 더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평균 2400만원, 일본은 이보다 많은 3900만원이 들어갔다.

 

잘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큰 ‘작은 결혼식’

 

지난해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기혼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다시 결혼하면 예식 비용을 최소화 하겠다’고 답할 정도로 스몰웨딩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는 추세다. 스몰웨딩은 경제적 비용 절감이 가장 우선되는 것이다. 그러나 단지 스몰웨딩이라는 이름만으로 스몰웨딩은 무조건 저비용이라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스몰웨딩은 경제적 비용을 절감한다는 의미 보다 진정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하객들만 초대해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스몰웨딩을 준비하다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를 만나게 된다. 의미가 변색된 스몰웨딩이 문화가 퍼지면서 곳곳에서 적잖은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기타 비용을 줄이고 명품 드레스나 스튜디오 촬영에 공을 들일 경우 오히려 비용이 더 높게 나올 수 도 있다. 전문가의 메이크업을 받고 브랜드 드레스를 빌려 입고 유명한 사진작가를 섭외해 촬영을 맡기는 셀프웨딩의 경우 오히려 일반 스튜디오 촬영보다 비용이 더 많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웨딩업계 한 관계자는 “스몰웨딩을 준비하면서 남들과는 다른 특색 있는 웨딩을 준비해야한다는 부담감에 일반 웨딩홀보다 더 비싼 레스토랑을 대관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비싼 대관료와 음식 값에 후회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스몰웨딩을 진행할 경우 가족과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작년 가을 셀프웨딩을 생각했다가 일반 결혼식을 올린 이씨는 “결혼은 길러주신 양가 부모님들과 지인들을 모시고 두 사람의 평생을 약속하는 자리인데 이걸 깨닫지 못했다”며 “소박하게 몇 분만 초대해 치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순간부터 부모님과 갈등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몰웨딩의 부작용이 나타나자 전문가들은 원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웨딩 시장 자체가 워낙 고가 형태로 형성돼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스몰웨딩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하객 인원이 줄어들면 웨딩 업체들은 식대나 꽃 장식 가격을 일반 결혼식보다 높게 책정해 수익을 창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몰웨딩 트렌드에 따라 유명 호텔들은 회의 공간으로 예식장으로 개조해 비싼 대관료를 받기도 하는 상황이다. 하객 50~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하우스 웨딩홀들의 대관료는 대부분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일반 예식장처럼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꽃 장식비용도 물론 따로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스몰웨딩이 생겨난 이유는 ‘스몰’ 즉 ‘작다’의 의미가 생산자나 소비자들에게 왜곡돼 알려져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진정한 스몰웨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의미에 걸맞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웨딩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셀프·스몰웨딩, 가장 큰 걸림돌은 ‘가족반대’

 

남들 시선을 의식해 형식과 겉치레에 치중해 진행해왔던 결혼식 풍토가 점차 실속 위주로 바뀌면서 스몰웨딩은 이제 웨딩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단순히 간소화한 초라한 예식이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의미를 높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예비부부가 원하는 스몰웨딩이 그대로 진행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 아직까지 결혼에 대한 세대 간 인식이 다르고, 수십 년간 전통적 개념의 결혼식에서 주변인들을 챙기며 축의금을 전달한 부모 세대의 현실적 상황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혼 여성 중에서 작은 결혼식을 원했던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가족의 반대로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기혼 여성 117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786명)가‘가능하면 작은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고답했다. 여기에서 작은 결혼식은 불필요한 허례허식에 드는 비용을 없애거나 최소화한 소규모 결혼식을 뜻한다.

 

그러나 실제 ‘본인 결혼식은 어땠냐’는 물음에 576명(49.1%)은 ‘작은 결혼과 거리가 있었다’ 응답했다. 이유로는 ‘가족의 반대’를 꼽은 이가 2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들 하는 대로 해야 할 것 같아서’(19.1%), ‘그동안 뿌린 축의금 생각에’(16.6%), ‘지금의 일반 결혼식이 결혼에 더 맞는다고 생각돼서’(16.1%), ‘대안이 없어서’(15.3%),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5.9%) 등 순이었다.

 

자녀의 결혼식을 바라보는 부모 세대에게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스몰웨딩은 예의 없고 근본 없는 행사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지난달에 한 스몰웨딩에 참석한 60대 김 씨는 “참석한 사람도 100명이 안됐고 주례도 없고 식사도 뷔페나 코스요리가 아니라 간단한 단품 식사가 나왔다”며 “어느 결혼식은 폐백행사도 안한다고 하는데, 우리 세대가 보기에는 성의 없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웨딩업계 한 관계자는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스몰웨딩이 주목을 끌기는 했지만, 여전히 결혼식은 많은 사람이 와 축하해주고 축의금을 내거나 받는 행사라는 개념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며 “허례허식을 벗어난 결혼식을 원하는 젊은 세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현실적인 문제로 이를 실행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웨딩드레스부터 혼수까지…불황이 낳은 ‘렌탈웨딩’

 

‘억’ 소리 나는 결혼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하는 예비부부들의 니즈를 반영해 렌탈 웨딩 사업을 시작한 업체들이 늘고 있다. 최근 스몰웨딩이 자리 잡으며 요즘 예비 신랑·신부들에게 예복에서부터 가전, 침대 등 혼수까지다 빌릴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국내 한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고가의 의류나 잡화를 대여해주는 렌탈숍을 오픈했다. 자주 착용하진 않지만 가격대가 높아 구매하기 어려운 다양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빌려주는 한국형패션 렌탈 전문 매장을 콘셉트로 잡았다. 여성·아동 드레스, 남성 정장 등 의류 상품과 명품 핸드백, 주얼리 등 다양한 잡화 상품의 렌탈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혼수 마련이 부담스러운 신혼부부들에겐 가전제품 렌탈 서비스가 제격이다. 생활가전을 전문으로 렌탈 해주는 한 업체에서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안마의자 등을 부담 없는 가격에 대여해준다. 브랜드별 본사로부터 설치 및 정기적인 관리까지 받을 수 있다. 결혼식 주인공뿐 아니라 하객들의 패션도 렌탈 시대를 열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월 7만 9000원에 샤넬과 루이비통, 프라다 등 100만원~300만 원대 해외 명품 브랜드 상품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한편 한 웨딩컨설팅업체가 예비부부4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6.2%가 ‘혼수 장만에 렌탈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수 비용이 부담이 됐는지’를 묻자 ‘매우 부담된다’(33.8%), ‘다소 부담된다’(51.6%) 등 85.4%가 혼수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느꼈다고 답했다.

 

웨딩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도심에서‘하우스 웨딩홀’(집처럼 꾸며 놓은 소규모 예식장)’은 식대만 보통 800만원이 넘는다”며 “단순히 저비용이라는 생각으로 스몰웨딩을 고집하기보단 일반 웨딩과의 비용과 부모님과의 갈등 등 모든 것을 따져보고 현명하게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웨딩화보 촬영이나 웨딩드레스 공동 렌탈 등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나와 있으니 꼼꼼하게 알아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입력: 2017/06/14 [10:31]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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