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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섹션1] 위법업체 활개에도 정부 관리감독 소홀 ‘여전’
구조조정 대책 부족, 발등의 불…줄폐업 예고
김성태 기자 기사입력  2016/10/05 [10:19]


최근 상조시장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고조되는 가운데 소비자 피해가 빈발한 은행 예치업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공정위에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은행예치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힌 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금융위원회와의 협업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들이 낸 상조부금이 예치기관에 제대로 보전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여전히 까다롭고, 설사 선수금 보전 내역을 어렵사리 확인했더라도 상조업체에서 ‘과소예치’를 한 경우에는 은행에서는 공정위와 같은 관리감독 기능을 갖고 있지 않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정부에 무관심으로 인한 폐해도 심각하다. 부실·영세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각종 불법이 횡행하면서 시장 이미지 훼손의 주범이 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아예 법망을 벗어나 우후죽순 운영되고 있는 후불제 의전업체나 통합 상조 등 변종영업 업체도 적지 않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은행예치…관리감독 부재, ‘허점투성이’

은행, “상조 업무 처음”, “해당 업체에 전화하라” 업무 파악 미비 심각

      

부실·영세 업체 대부분이 이용하고 있는 은행예치제도에 대한 개선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상위권 업체의 소비자 피해가 연이어 터지고 각종 매스컴에서도 혼란을 부추기면서 상조 관련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상조 공제조합의 경우 공정위와 업무 협조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고, 조합 자체적으로 선수금 보전내역 등을 소비자에게 직접 문자로 발송하거나 원활한 안내가 가능하지만, 은행의 경우 작은 민원조차도 해결하기가 버거운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공정위에서는 2012년 선불식 할부거래 소비자보호지침 제정을 통해 상조 납입금 예치내역을 은행을 통해 상조업체를 통하지 않고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지침이 시행된 지 4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여전히 시중 은행 다수가 선수금 예치는커녕 상조 관련 업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 씨는 지난해 인근지역인 울산에 거주하는 지인이 동아상조 폐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자 불안을 느껴 자신이 가입한 상조회사의 선수금 보전내역을 은행을 통해 확인하려 했다. 그는 먼저 신한은행의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문의를 했는데, 해당 은행 직원은 “자신이 처음 접하는 업무”라며 담당자의 확인을 거쳐 전화를 주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10여 분이 흐른 후, 다시 은행으로부터 전화가 왔지만 김 씨가 신한은행 구좌를 이용 중이라면 상조회사에서 이체해 간 내역을 통해 해당 계좌를 파악하고, 보전조치 여부를 확인해주겠다는 등의 공정위의 지침과는 다른 횡설수설이 이어졌다.

 

김 씨는 질문의 은행 직원이 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자 여러 차례의 설명을 다시 해야 했고, 결국에는 “해당 상조업체에 문의해보라”는 답변으로 통화가 끝이 났다. 결국 김씨는 다른 지점을 통해 원하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지만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흘러 짜증이 더해진 다음이었다.

 

이에 추가적으로 본지에서 파악한 결과 나머지 선수금보전계약 금융기관인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사정은 비슷했다. 각 은행마다 전화를 걸어 선수금 보전 내역을 질문했으나 돌아온 답변 중 그나마 가장 양호한 답변은 ‘신분증을 지참해 지점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지점보다는 본점을 통한민원 해결이 더욱 수월했다. 통상적으로 지점에서는 담당자가 명확하지 않아 곧장 답변하지 못했고, 그 보다는 상조업체에 먼저 확인을 해보고 연락을 달라는 곳이 다수를 차지했다. 물론 지점 방문 후에는 상조업체의 확인 없이 직접 소비자가 확인하는 것은 가능했다.

 

 

은행, 상조업체 관리감독 의무 없어 ‘허점 투성이’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라기보다는 은행 측의 미적지근한 업무처리에 있다. 특히나 답답한 마음을 갖고 은행을 찾는 소비자로서는 지정 담당자조차 없는 업무 처리 방식에 더욱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공정위 할부거래과 사무관은 “은행은 아무래도 할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공정위에서도 잘 알고 있으며 공제조합과 달리 은행예치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부분에 대해 자주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하나 큰 문제는 은행의 경우에는 업체들이 선수금을 얼마를 예치하든 아무런 확인을 할 수 있는 관리·감독의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으로서는 자신들의 주 업무와 무관한 상조에 대해 그러한 권한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정확하다.

 

공제조합에서도 물론 상조업체가 악의를 갖고 전산 정보를 누락해 선수금을 축소신고 할 경우 적발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조합의 경우 정기적으로 회원사로부터선수금 내역 등을 확인받는 등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은 사실상 ‘불법’의 온상이 될 개연성이 높다.

 

2016년 상반기 6월 기준 공정위 홈페이지에 조회된 법정 선수금 보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업체 34곳 모두 은행예치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업체인데다 이들 가운데 A상조, B상조 등 몇몇 곳은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와 실제 통장에 찍힌 내용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계약 체결 시 신용평가 등의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한 공제조합 대비 은행예치제도가 계약절차가 단순히 ‘구좌 개설’ 정도의 의미에 지나지 않고, 때문에 특별히 감독할 의무도 없어 허점이 노출되는 탓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공정위에서는 지난 8월부터 부실 상조업체 32곳에 대한 직권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은행 측에 자료를 요청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여전히 매끄럽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정위는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공정위 측의 은행예치제 업체의 소비자 피해와 관련한 정보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질타를 받고, 관련 제도의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문제를 제기한 김기준 전 의원은 “상조업체가 예치금계좌를 개설해놓고, 예치금을 납입하다가 상조업체 이름이 바뀌게 되면 은행에서는 그러한 부분이 또 관리가 되지 않아 해당 계좌가 어느 계좌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수시로 변동 부분을 파악해 제대로 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추궁했다. 이에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적사항들을 유의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변했다.

    

 

공정위, 할부거래법 개정…‘업체, 선수금 내역 등 소비자에 통지’

 

물론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공정위가 아무런 개선책을 강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은행과의 협업이 원활하지 않은 대신제도의 허점을 노려 불법을 자행하는 상조업체에 대해 거액의 과태료를 물도록 하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지난 7월 입법예고한 것이다. 상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선수금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알리도록 의무화한 것이 법안의 주요 골자다. 할부거래법 개정안 내용을 보면 상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연 1회 이상 선수금과 관련된 내용을 지급의무자(은행 등)의 확인을 받아 발송하도록 했다.

 

또, 상조업체가 지급의무자로부터 확인받아 소비자에게 발송한 내역은 공정위에 제출해야한다. 상조업체가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의무 불이행에 대한 시정조치 및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 부과 상한을 보면 소비자에게 허위로 통지할 경우에는 3000만원(지급의무자 확인의무 불이행 포함)을, 부작위1000만원으로 명시했다. 통지내역 확인·제출 허위는 5000만원을, 부작위는 3000만원이다.

 

아울러 상호, 지급의무자 등 변경사항을 통지하는 경우 변경사항이 발생한 날부터 15일 이내에 통지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허위감사보고서를 제출할 경우에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허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는 경우에는 3000만원 이하다.

    

 

“업무 편의나 무관심으로 소비자가 피해봐선 안돼”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은 상조업체에 대한 처벌이 가중된 것이지, 은행예치제도 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업계 일각에서는 상조업체의 부정이나 은행직원의 업무 미비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기관도 업체에 대한 조사 및 관리를 관장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주무부서가 공정위로 정해진 이상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거의 없는 내용으로 설사 금융위원회에서상조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는다 하더라도 소비자 보호라는 명분하에 더 이상의 상조업체 대상으로 예치 구좌 업무를 운영하지 않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다만, 영세·부실 업체의 구조조정에 대해 다소 극단적인입장을 취하는 일부 관계자들은 은행예치제도를 아예 운영하지 않는 것도 시장의 조속한 정리를 위해 가능한 대책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는 영세한 업체들에게 더 이상 소비자피해보상보험 계약체결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되므로 대량 소비자 피해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위험한 발상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상조시장이 내년도부터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 단체’ 또는 ‘업계 대표 단체’ 등을 설립해 이들로 하여금 일종의 ‘컨트롤 타워’를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는 공제조합·은행·소비자단체 등등 각기 기관은 다르지만 소비자 피해와 관련해서는 대동소이한 업무를 하고 있으므로 한 곳에서 처리해 소비자의 혼란을 막자는 취지에서 지난 2014년 한 토론회를 통해 제기된 방안이다. 중장기적인 업무 개선도 절실하지만 당장 시행 할 수 있는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업무의 처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은행예치 업체에 대한 민원의 경우 현재 각 지역 또는 지점별로 상조 관련 시스템이나 해당 업무를 전담하는 담당자가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 간 ‘불통’에 의해 처리가 늦게 이뤄지는 경우가 잦다. 이는 공정위 홈페이지의 선불식할부거래업자 정보공개란에 해당 담당자가 근무하는 전화번호만 표시해놓더라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 문제이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은행으로부터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공정위의 적극적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또한 은행은 공정위의 조사에 필요한 내용 등을 제때에 통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신속한 현황파악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나 금융위든 각 정부기관들이각자의 업무 편의나 무관심으로 업계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일차적인 잘못은 나쁜 짓을 저지르는 업체에게 있지만 그것을 정리하고, 조기에 차단하는 것은 국민이 믿고 맡긴 국가기관이 제대로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16/10/05 [10:19]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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