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장시설 150개소로 한국보다 3배 가까이 많아
일본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펫 산업 가운데 장례서비스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16억 달러로 평가했으며, 2023년부터 2030년에 걸쳐 11.27%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 단위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22년 펫 산업 규모가 8조원에서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펫로스 관련 업체·상조업체 등을 필두로 장례서비스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상조매거진에서는 이 같은 추세에 장사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일본의 동향을 살펴봤다.
해외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펫 장례서비스의 주요 요인은 반려동물 화장의 인기 증가, 애완 동물 소유와 동물 ‘인간화’ 추세의 확대, 반려동물 사망 케어 서비스의 수요 증가 등이다.
또한 기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례식장에서도 애완동물을 위한 장례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일례로 지난 2019년에 보도된 한 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15%의 장례식장에서 반려동물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약 12%의 장례식장에서 그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이 비율은 2024년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의 대유행은 다른 수의사 서비스산업과 마찬가지로 애완동물 장례식 시장에 악영향을 줬다. 이는 전국 봉쇄, 반려동물 서비스 센터 폐쇄, 장례식 예약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의 증가에 따른 대처 등 정부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세계적으로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반려동물 사육률이 상승해 성장률은 급속히 회복했다. 미국 동물학대방지협회(ASPCA)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대유행 중 2300만 명이상의 가정이 새로운 반려동물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영국의 종합동물병원 서비스 제공업체 CVS 그룹은 반려동물 화장사업 매출이 2020년 2.2% 감소했지만 이듬해에는 11.1% 증가로 크게 회복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미국의 공원묘지 덜래니 밸리 메모리얼 가든스는 특히 코로나19의 대유행과 반려동물 입양률 확대 이후 수년간 애완동물 사망 케어 서비스의 성장이 증가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물론,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의 둔화, 불황,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요인이 악영향을 줬지만 2024년에 이르러 금세 회복할 전망이다.
북미 화장협회(CANA)에 따르면 반려동물 장례와 화장 서비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소위 ‘데스케어’ 분야 중 하나이다.
확대되는 반려동물 장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CANA와 같은 단체는 이러한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CANA와 국제 반려동물 화장협회(IAOPCC)는 수년 전에 협력해 전세계 반려동물 화장터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또한 양 단체는 사업주와 직원 모두가 현재 화장장 운영을 위한 훈련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인 애완동물 화장사프로그램(CPCO)을 시작했으며 공공기관이나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같은 조치는 산업의 성장을 더욱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물 유형에 의거한 반려동물 장례식 서비스 시장은 ‘개’가 지난 2022년에 50%이상을 차지, 최대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는 반려 동물로서의 개에 대한 선호도가 전세계 여러 가정에서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선진국에서 그 동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미국 수의사회(AVMA), 반려동물 용품협회(APPA) 등이 낸 추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는 약 9000만 마리의 애견이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2030년에는 이 수가 1억 마리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부 주요 국가에서는 애견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개 화장·매장 서비스 수요에 공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 장례도 화장이 대세
세계적으로 서비스 유형에 따른 반려동물 장례 방식은 ‘매장’과 ‘화장’으로 나뉘지만, 대체로 화장 분야에서 점유율이 높다. 반려동물 화장 서비스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주인이 죽은 반려동물을 제대로 추모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선호되고 있다.
이와 관련 펫로스 프로페셔널 얼라이언스(화장협회)가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반려동물 장례의 약 99%가 화장으로 나타났다. 이 화장 부문은 화장의 방법에 따라 공동 화장, 분할 화장, 민간 화장으로 세분화된다.
이 중 민간 화장 부문이 예측 기간 동안 11%이상의 급성장을 보였는데, 북미 지역이 세계 시장을 지배해 2022년 35%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점유율은 반려동물 인구가 많고 관련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반려동물 용품협회(APPA)에 따르면 미국 반려동물 산업 지출은 지난 2018년 905억 달러에서 2022년 1368억 달러로 증가했다. 또 2023년 말에는 1436억 달러에 달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예측 기간 동안 12.5%이상의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라이프 스타일 변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이 이를 견인했다. 이 밖에도 유럽,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적 추세로 반려동물 산업이 활발하게 전개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뤄가고 있다.
일본, 화장 기다리는 동안 호텔식 추모도 인기
한국은 불법업체 성행, 화장장도 태부족
이처럼 반려동물 장례산업이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경우 장사 선진국으로 꼽히는 만큼 화장시설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와 달리 관련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어 주목할만하다.
화장, 장례 시설뿐만 아니라 서비스 역시 세세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화장의 경우 일반적으로 유골함에 재를 보관하는 형식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추모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례로 유골을 보석으로 만드는 반려동물 전용 ‘메모리얼 쥬얼리’나 펜던트, 열쇠 고리 등 다양한 악세사리로 만들어 보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의 털을 보관하거나 이를 활용한 ‘오동나무 케이스’ 등 개성적인 형태의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다양화하고 있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반려동물 업계에서는 이처럼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반려동물 주인의 희망에 부응한 ‘커스텀’ 장례식 등 더욱 이별의 의식의 의미를 높여가는 방향으로 성숙기를 맞고 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의 동물 화장산업에 있어서도 친환경 화장 기술의 개발과 보급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화장 연료의 종류를 바꾸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반려동물 추모문화도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반려동물과 함께 보낸 추억을 되돌아보는 장례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자연장, 해양장 등 환경 친화적인 장례의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사람과 더불어 반려동물 장례식에도 그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12월 기준 국내에 정식 등록된 동물 장묘업체는 73곳이다. 이 중 장례, 화장, 봉안이 모두 가능한 곳은 63곳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에는 약 200개의 반려동물 장례업체가 있다. 이 중 화장시설은 150여 곳으로 우리나라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특히 장사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화장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시신을 안치해주는 호텔도 성업 중이다. 이와 더불어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묘지도 등장하고 있다.
한 장례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상조업체 등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장례문화가 확대되고 있지만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불법 반려동물 장례업체가 성행하는 등 과도기에 놓여있다. 따라서 제도 정비, 정부차원의 지원 논의를 통해 더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